▲ 교황 동성애 자비 촉구.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를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9일(현지시각) 교황은 즉위 이후 처음으로 가진 예수회에서 발행하는 신문 ‘시빌타 가톨리카’와의 공식인터뷰에서 동성애자, 이혼한 사람, 낙태한 여성에 대한 ‘자비(mercy)’를 촉구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교황은 동성애와 이혼 등에 관해 “가톨릭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항상 개인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이 동성애자들을 본다면 그 존재를 인정하겠는가, 아니면 거부하거나 비난하겠는가”라며 “자비를 갖고 그들과 함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가톨릭교회가 가장 필요한 것은 상처들을 치유하고 신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야 한다는 게 교황의 설명이다.
교황은 “가톨릭교회가 반대하는 관행들에 더 동정심을 갖고 이해해야 한다. 교회는 어떤 상황에서도 ‘상처들을 치유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 전체의 도덕적인 체계가 마치 카드로 지은 집처럼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가톨릭교회를 전투가 끝난 뒤의 야전병원에 비유해 설명했다. 교황은 “교회가 중상을 입은 사람들에 대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지, 또 혈압이나 혈당량이 올라갔는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며 “우리는 일단 상처들을 치유한 후에 콜레스테롤 수치 등 나머지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황은 지난 7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를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동성애를 포용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교황은 “만일 동성애자인 사람이 선한 의지를 갖추고 신을 찾는다면 내가 어떻게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며 동성애자에 대해 언급했다.

교황의 발언에 대해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을 지낸 프랜시스 조지(76) 시카고 대교구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자들에 대해 수용적 입장을 취했다는 보도는 잘못된 해석에서 비롯됐다”며 “언론이 비판 기능을 남용하고 여론을 오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동성애를 포용해야 한다는 교황의 인터뷰가 가톨릭교 내에서 작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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