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추위로 골든타임 단축 우려”
WHO “사망 2만명 넘을 수도”
한국도 긴급구호대 118명 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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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피해 지역 중 하나인 튀르키예 하타이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강진과 여진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국제 사회가 앞다퉈 수색·구조 전문가들을 파견했지만, 구조 현장까지 가는 항공·도로 인프라가 망가져 도착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 BBC,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65개 국가와 국제기구들이 인도주의 차원에서 구호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통신은 이날 지진 피해 현장에 투입된 구조 인력이 총 6만여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군 장병 9천명뿐 아니라 65개국에서 파견한 해외 구조 전문 인력 3200여명도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진앙지 가지안테프에서 약 150㎞ 떨어진 샨르우르파 공항은 벌써 각지에서 몰려든 구조인력과 지진 피해 가족을 찾아온 시민들로 북적대고 있다고 NYT는 이날 전했다. 하지만 이 많은 인력이 지진 피해 현장에 도착하는 것부터 쉬운 일이 아니다. 공항에 내린 구조인력들은 지진 피해가 큰 지역 공항이 운영을 멈췄다며 항공기 표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구조대는 육로를 주로 이용해야 하는데, 주요 도로도 지진으로 폐쇄된 곳이 많아 현장 도착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은 “1991년 비슷한 규모의 강진이 튀르키예 동부 마르마라해 지역을 강타해 1만 7000여명이 사망한 이래 (이번 지진이) 튀르키예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지진”이라고 밝혔다. 건물 잔해 밑에서 생존자 수색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6일 새벽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7.8 규모의 강진과 여진으로 현재까지 양국에서 78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재난의 규모가 점점 더 드러나면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유엔 관계자는 수천 명의 어린이가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구조대와 구조 장비를 기다리다 못한 튀르키예·시리아 주민들은 가족과 이웃을 찾기 위해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헤치며 필사적인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영국 BBC는 “앞으로 24시간이 사실상 골든타임으로 생존자를 발견할 마지막 기회”라며 “48시간이 지나면 저체온증으로 사망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몰우드 선임비상계획관은 한겨울 추위와 계속해서 내리는 눈으로 생존자들이 피난처를 찾지 못하고 노숙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각국 구조 동참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0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세계 각국의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전 세계 65개국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전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일본, 중국, 한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아랍연맹(OL) 등 국제기구들까지도 구호 지원을 약속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수천명의 인명 피해에 애도를 표하며 “미국 정부는 나토 동맹국인 튀르키예와 긴밀히 협력해왔으며, 나는 미국의 즉각적인 대응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튀르키예의 수색 및 구조를 지원하고 부상자와 이재민을 돕기 위한 인력이 신속히 배치되고 있다”고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각각 79명으로 구성된 2개의 수색·구조팀을 급파했다고 전했다.

영국은 구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비상대응 팀을 파견했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은 “76명의 수색 및 구조 전문가와 구조 장비 및 수색견으로 구성된 비상대응팀이 튀르키예에 도착할 것”이라면서 “필요에 따라 추가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12국 이상의 EU 회원국이 튀르키예의 지원 요청에 응답했다고 밝혔다.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프랑스, 그리스, 네덜란드, 폴란드 등 10국 이상의 수색 및 구조대가 동원됐으며, 헝가리, 이탈리아, 스페인, 몰타 등도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구호 활동 동참 의사를 밝혔다. 

한국도 단일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118명으로 구성된 긴급구호대를 튀르키예 현지로 급파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6일 “유엔은 지진 대응을 돕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우리 팀들이 현장에서 수요를 평가하고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총회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연설에 앞서 회원국 193국의 외교관들이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나토도 본부에 있는 30개 동맹국의 모든 국기를 조기로 게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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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들의 대피소가 된 튀르키예 울루 모스크 (출처: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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