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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하타이주 이스켄데룬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현장에서 7일 한 여성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EPA, 연합뉴스)

 

지표면에서 겨우 18였던 진앙지

인구밀집지역 인근이라 인명피해 키워

시리아 내전 약해진 건물날씨도 영향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최소 4900명이 사망하고 최소 2만명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향후 수치가 더 늘 것으로 예측됐다. 여진이 100회 이상 발생한 가운데 아직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지진은 초기 파열이 상대적으로 얕은 곳에서 시작되면서 피해가 커졌던 것으로 분석됐다.

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개방대학교 지구과학과의 데이비드 로서리 교수는 지표면 인근에서의 지진은 더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같은 규모의 지진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피해를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지질 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겨우 18(11마일) 깊이를 강타했으며 시리아 북부 국경 근처인 튀르키예 남부를 중심으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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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하타이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7일 사람들이 잔해 속을 걷고 있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또 다른 이유는 이번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지역의 동아나톨리아 단층의 특성이 지목된다. 동아나톨리아 단층은 대표적인 주향이동단층의 일종으로 수직으로 움직이는 다른 단층과 달리 수평으로 움직인다. 이 때문에 지진을 유발하는 엄청난 양의 압력이 방출된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필리핀 화산·지진학연구소 책임자 레나토 솔리덤의 과거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이번 지진의 위력을 추산케 했다. 솔리덤은 규모 7의 지진은 히로시마 원자폭탄 32개와 맞먹는 에너지를 갖는다고 지난 2013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설명했다. 이번 7.8 규모의 지진은 규모 8에 가까워 히로시마 원자폭탄 32개 이상의 에너지를 갖고 있었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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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안테프=AP/뉴시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에서 구조대가 지진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이날 새벽 발생한 지진과 여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의 사망자 숫자가 늘어가고 있다. 2023.02.07.

호주 멜버른대에서 지진학을 연구하는 자누카 애나타야케 박사는 이번 지진이 방출한 에너지가 약 32페타줄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뉴욕시 전체에 나흘 이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그는 이번 지진이 지난 2021년 호주 멜버른의 5.9 규모 지진보다 708배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진은 인구 밀집 지역 근처를 강타해 인명 피해를 늘렸다. 진원지는 튀르키예의 주요 도시이자 지방 수도인 가지안테프 근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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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하타이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7일 사람들이 잔해 속을 걷고 있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아울러 지진 피해지역의 건물이 튼튼하지 못한 점도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영국 포츠머스대의 카르멘 솔라나 화산학과 부교수는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의 내진 인프라는 수준이 일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BBC는 이 지역이 200년 이상 주요 지진이나 경고 신호가 없었기에 대비가 잘 돼 있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13년간이나 이어온 시리아의 내전도 지진 피해를 키운 배경이 됐다. 수년간의 전투로 건물들은 이미 구조적으로 손상된 상태가 돼 약해져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반군이 장악한 북부 지역은 접근조차 어려워 구조작업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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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안테프=AP/뉴시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의 대피소에 주민들이 모여 있다. 이날 새벽 발생한 지진과 여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의 사망자 숫자가 늘어가고 있다. 2023.02.07.

악천후도 구조작업이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데 한몫을 했다. 겨울 폭풍이 온 튀르키예 지역은 폭우에 눈까지 내리면서 구조 환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BBC는 평균적인 성인은 약 21도 가량의 온도에서는 무기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지만, 추워지면 항온 능력을 잃고 저체온증에 빠진다고 우려했다.

이번 지진과 비슷한 대형 지진으로는 2013년 파키스탄에서 825명을 숨지게 한 규모 7.7 지진과 20154월 네팔에서 900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규모 7.9 지진이 있다. 인명 피해 규모로는 1999년 튀르키예 북서부를 강타한 규모 7.4 지진이 있다. 18000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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