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95% “점심값 부담 느껴”
저렴한 먹거리에 ‘오픈런 열풍’도
커피·도시락 등 편의점 매출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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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들이 1일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에서 델리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공: 홈플러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김밥도 한 줄에 4000~5000원씩 하고 점심에 어딜 가도 가격 생각 안 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어요. 가격을 너무 보다 보니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도 드는데 대다수가 한 끼에 5만원, 10만원을 투자하면서 먹지는 않잖아요. 월급은 정해져 있고 물가는 어제 올라도 하루 자고 나면 또 올라가 있는데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절약하는 게 맞죠.”

직장 생활 6년차인 김(30대, 여)씨가 한 말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초부터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빵, 아이스크림부터 음료·주류 등 거의 모든 제품이 비싸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점심값이 한 끼에 1만원에 육박하는 등 ‘런치플레이션(점심을 뜻하는 런치와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도 작년부터 지속되면서 직장인들의 부담도 더욱 커져가고 있다.

작년 인크루트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5.5%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54.8%는 식비 절약을 위한 해결 방안이 없다고 했다.

이처럼 가중되는 부담에 소비자들은 가성비 제품을 찾고, 이에 맞춰 유통업계는 물가안정에 나서면서 ‘가성비’ 제품을 지속 선보이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가 작년 내놓은 ‘당당치킨’은 약 7개월간 누적 판매량이 200만 마리를 돌파했다. 당당치킨은 홈플러스가 7000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출시한 가성비 치킨으로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서 오픈런 열풍까지 벌어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홈플러스의 물가안정 프로젝트 ‘물가안정365’ 주요 19개 상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했다.

이마트의 ‘가성비’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노브랜드’의 지난달 1~29일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7% 늘었다.

백종원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의 피자 포장·배달 전문 브랜드 ‘빽보이피자’는 사맹 사업 시작 후 8개월 만에 전국 가맹 100호점을 돌파했다. 또한 올해 1분기 가맹 예약은 마감됐으며 올해 2분기 가맹을 모집 중으로 연내 200호점 이상 출점을 목표에 두고 있다. 빽보이피자는 고물가 시대에 푸짐한 토핑, 1만원대의 합리적 가성비를 내세운 것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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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이마트24 매장에서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있다. (제공: 이마트24)

직장인들이 점심값 부담에 저렴하게 즐기기 좋은 편의점 도시락을 찾으면서 관련 매출도 급증했다. CU의 1월 1~12일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14.6%, GS25는 37.6%, 세븐일레븐은 30%, 이마트24는 24% 늘었다.

커피 가격도 작년부터 계속 인상되면서 1000원대의 가성비 커피가 인기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의 지난해 3~12월 텀블러 이용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 원두커피를 즐기는 고객층이 두터워지는 가운데 일회용품 줄이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젊은 세대가 중심이 된 경제소비, 가치소비가 맞물리며 이용 고객이 많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GS25의 PB 원두커피 ‘카페25’의 누적 판매 현황을 보면 2020년 1억 5700만잔, 2021년 1억 9000만잔, 2022년 2억 4000만잔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페25의 커피 가격은 커피전문점 대비 30~40% 저렴한 수준이다.

CU의 ‘GET 커피’ 매출 증가율을 보면 2020년 19.6%, 2021년 20.4%, 2022년 24.8%로 매년 신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2월 물가상승률이 5%대 안팎이고 2분기부터는 점차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더욱 커서 물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크게 그 차이를 느끼진 못할 것”이라며 “연초부터 다양한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더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가성비 제품을 많이 찾는데 이러한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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