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 현응스님, 성추문 의혹 공론화
해인사 차기 주지 추천 과정에서
해인사-비대위 입장 차로 갈등 심화
불교단체 "조계종, 관련자 엄중 조치해야"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경남 합천 해인사의 차기 주지 스님을 뽑기 위한 임시회의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일어나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각 언론 보도에 따르면 16일 오후 1시께 합천 해인사 관음전 진입로에서 승려 약 50명이 대치했고 이 과정에서 해인사 관계자 1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날 차기 주지 선출을 위한 임시회의가 열리자 회의를 참관하겠다는 쪽과 이를 반대하는 측이 맞서다 이 같은 일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영상 등을 토대로 상처를 입힌 해인사 관계자를 조만간 특정해 입건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해인사는 주지 스님의 성추문 의혹이 공론화하며 혼란에 휩싸인 상태다. 

앞서 ‘해인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응스님이 최근 모 비구니 스님과 속복 착용으로 여법하지 못한 장소에서 노출되는 등 문제가 확산되자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조계종단을 향해 관련 사건을 즉각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결국 해인총림해인사는 지난 16일 현응스님과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한 비대위 소속 성공스님의 산문송출(山門黜送, 승려가 살인이나 음행 같은 중대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절에서 쫓아내는 전통 승가의 체벌 방식)을 결정하고, 후임 주지로 원타스님을 총무원에 추천하기로 했다. 

이에 비대위는 해인사 측의 일방적 추진이라며 원타스님에 반대하고 나섰고, 해인사 측은 비대위에 대해 “일부 스님들이 사적 이익을 위해 만든 모임이라며 해산을 촉구하는 등 비대위와 해인사 측의 대립으로 번졌다. 

이번 해인사 사태와 관련해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는 성명을 내고 조계종 총무원장에게 현응스님을 비롯해 사태 관련자들을 엄중 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수십 년간 종단 고위층의 성추문과 은처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단 한 번도 명확한 조치나 처벌을 하지 않았던 조계종단의 업보가 이번 해인사 문제로 폭발한 것이라면서 해인사 문제는 현응스님의 주지직 사퇴로 종결될 일이 아니다. 호법부는 현응 주지의 혐의에 대한 조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징계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계종 총무원에서 현재 관련 상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어떻게 종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계종 #합천 해인사 #승려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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