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사이클론’ 미 서부 진격
캘리포니아주 ‘비상사태’ 선포
폭풍우 4일 내내 지속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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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캘리포니아를 강타한 폭탄 사이클론. (출처: 미국 국립기상청)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코로나19 XBB.1.5 변이로 인해 급속도로 확진 환자가 늘고 있는 미국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탄 사이클론까지 불어닥치면서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각 지역 재난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폭탄 사이클론’이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서부 캘리포니아주를 강타했다. 이에 따라 큰 홍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를 비롯해 대도시인 샌프란시스코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선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폭탄 사이클론은 대서양의 습한 공기와 북극의 차가운 기류가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저기압 폭풍을 말한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시속 110㎞에 달하는 돌풍을 동반한 폭풍우가 4일 동안 지속적으로 지역을 강타할 것으로 내다봤다.

NWS의 기상학자들은 “지역 전역에 걸친 홍수, 도로의 유실, 산사태와 함께 나무들이 쓰러지고 정전이 일어나면서 상업 활동에 지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이 큰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재난 대응을 비롯한 피해 복구 작업에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고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비상 운영 센터를 구축하고 폭탄 사이클론에 대응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현지 매체들의 방송에서는 캘리포니아주 지역의 술집과 식당이 잇따라 문을 닫는 장면이 보도됐다. 폭풍이 예상됨에 따라 술집과 식당들도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다. 폭우가 쏟아지는 지역에서는 이미 도로 침수가 발생한 곳도 있었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이 혼잡한 상태가 되기도 했다.

정전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약 6만 가구가 이번 폭풍과 관련해 정전을 겪었다. 또한 캘리포니아를 오가는 항공편 수십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 거주하는 한 주민은 CBS 인터뷰에서 “홍수를 매우 걱정하고 있다”면서 “하루 종일 차고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았고 마음 속으로 기도하며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홍수를 우려하는 주민들에게 모래주머니를 배포하고 있다.

공무원들도 피해 최소화와 복구 작업에 돌입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4시간 체제를 가동하고 공무원들을 통해 이 같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공사업부 소속의 한 공무원은 “우리는 캘리포니아 북부의 가능한 한 모든 곳에서 모래주머니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강타한 이번 폭탄 사이클론은 지난달 말 미국 전역을 강추위로 꽁꽁 얼게 했던 ‘겨울 폭풍’에 연이어 발생한 재난이다. 겨울 폭풍이 불 당시 캘리포니아 북부의 일부 지역은 산사태와 정전이 발생했다. 또한 제방이 무너져 도로가 침수됐고 차량 안에 있던 시민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미 서부지역을 ‘폭탄 사이클론’이 강타해 큰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지속되고 있어 ‘설상가상’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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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검사 '양성'(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에선 면역 회피 능력이 뛰어나고 증식속도가 빠른 새 오미크론 하위변이 ‘XBB.1.5’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XBB.1.5는 지난 4주간 신규 확진 비율이 매주 2배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신규 확진자 가운데 XBB.1.5 감염자 비율을 살펴보면 4%에서 40%로 급증했다. 동북부 지역의 경우 신규 확진자의 75%가 XBB.1.5 감염자였다.

미 의학계에서는 XBB.1.5로 인한 대규모 유행이 얼마나 심각할지, 중증 유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 명확하지는 않다고 보면서도 XBB.1.5가 새 유행을 일으킬 만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XBB.1.5는 작년 10월 뉴욕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4월 미국에서 소규모 유행을 주도했던 BA.2의 하위변이 두 가지 종류가 일부 유전자 코드를 교환하면서 스파이크 단백질에 14가지 변이를 만들면서 XBB 변이가 출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레드허친슨암센터의 트레버 베드퍼드 교수는 XBB.1.5의 증식속도는 먼 친척인 BA.5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XBB.1.5의 재생산지수(감염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 수)는 1.6으로 경쟁 변이보다 40% 정도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

XBB.1.5는 증식이 빠르고 완치자나 백신 접종자 체내에 생성된 항체를 무력화시키는 면역 회피 능력도 강력한 것으로 추정된다. 컬럼비아대 데이비드 호 박사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XBB.1이 완치자와 백신 접종자 항체에 저항하는 능력이 BA.2보다 63배 높았고, BA.4와 BA.5보다는 49배나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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