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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31일 담양군 대나무박물관 인근 들판에서 바라본 붉은 노을이 임인년 마지막을 알리며 더욱 붉게 물들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31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2023 계묘년(癸卯年)이 머지 않은 가운데 세계 각국의 연말연시 풍습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서거, 카타르 월드컵, 중국 내 코로나19 재유행, 축구 황제 펠레의 사망 등 각종 사건·사고가 잦았던 해였다. 이러한 2022년을 끝마치는 가운데, 본지는 같은 듯 같지 않은 다른 풍습을 비교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세계 각국의 연말연시 풍습을 모아봤다. 

◆한국,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제야의 종’ 울려

올해 한국에선 코로나19 사태 3년 만에 제야의 종소리를 울린다. 서울시에 따르면 31일 오후 10시 50분부터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연다. 이날 타종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민대표 10명 등 총 14명이 참여해 3개 조를 이뤄 각 11번씩 총 33번에 걸쳐 제야의 종을 울린다. 

제야의 종 행사는 한 해 동안 태평과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진행된다. 제야는 한자로 풀이하면 ‘어둠(夜)을 제거(除)한다’는 것이 된다. 즉, 어둠을 걷어내는 것,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새해를 맞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원래 제야의 종은 불교 사찰에서 섣달 그믐날 밤에 중생들의 백팔번뇌를 없앤다는 의미로 타종을 108번 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오늘날에는 새해를 알리는 현재의 세시풍속이 됐다.

이와 함께 새해 첫 날인 1월 1일에는 순수함과 장수를 의미하는 가래떡을 이용한 ‘떡국’을 만들어 먹으며 풍족한 한 해를 기원한다. 

◆프랑스, 집에 남은 술 마시고 갈레트 빵 먹는다

‘집 안에 술이 남으면 액운이 낀다’고 믿는 프랑스는 가족들과 함께 연말에 집에 남은 술을 모두 마시는 풍습이 있다. 이날 파리 중심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기 위해 모인 인파로 북적이기도 한다. 이날에는 사람들이 모여 새해 첫날 옆 사람을 끌어안고 서로 행운을 빌어주기도 한다. 

한국의 떡국같이 프랑스에서는 ‘왕의 과자’라는 뜻의 ‘갈레트 데 루아’라는 둥근 파이에 작은 인형을 넣고 굽는 빵을 먹기도 하는데, 이 빵을 먹을 때 인형이 들어있는 조각을 먹으면 하루 동안 왕이 돼 특별한 대접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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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트 데 루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독일, 납 조각으로 새해 운세 점치고 건강 빌어줘

독일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흑백 영화를 보며 한 해를 정리한 뒤 ‘블라이기센’ 게임을 하며 새해 운세를 점쳐본다. 블라이기센은 작은 납 조각을 녹여 그림자 형태나 굳은 모양에 따라 한 해의 운세를 결정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반지 모양의 그림자는 결혼을, 배 모양은 여행을, 돼지 모양은 풍족한 음식 등을 의미한다. 또 새해가 시작되는 순간에는 모든 사람이 거리로 나와 집집마다 준비한 폭죽을 쏘아 올리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서로의 건강과 행운을 빌어주기도 한다.

독일에서는 돼지가 행복, 행운 등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새해 선물로 돼지 모양의 과자인 ‘마지팬 피그’를 새해 선물로 주는 풍습도 있다. 

◆일본, 새해맞이 대청소 후 ‘토시코시 소바’ 먹어

일본은 연말이 되면 올해의 안 좋았던 일을 훌훌 털어낸다는 뜻을 담아 집이나 회사, 학교 등 평소에 손이 닿지 않는 마루 밑, 천장 등을 청소하는 ‘스스바라이’를 새해가 오기 전에 마친다. 

특히 이날에는 ‘해를 보내는 국수’라는 뜻을 가진 ‘토시코시 소바’를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먹는다. 한 해의 액운을 모두 끊고 긴 면발처럼 오래 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수 가락이 잘 끊어지기 때문에 한 해의 질병과 빚을 끊고 청산하며 긴 국수처럼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먹다가 남기면 금전운이 없다는 속설이 있는 만큼 싹싹 비워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정에는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가까운 절에서 첫 참배를 올린다. 길조를 비는 물건으로 화살과 나무판을 구입해 소망을 적어 절 내부에 걸어두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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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17일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 제17회 부산불꽃축제에서 형형색색 불꽃이 밤 하늘을 수놓고 있다. 올해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개막식과 중국 SUNNY사 초청 불꽃쇼에 이어 하이라이트인 부산 멀티 불꽃쇼가 펼쳐졌다. 2022.12.17

◆중국, 폭죽 터트리고 빨간 봉투로 용돈 건네

음녁 설을 기념하는 중국은 집안의 악령을 몰아내기 위해 새해부터 크게 폭죽을 터뜨린다. 

친척을 방문해 인사하고 빨간 봉투에 돈을 담아 건네는 홍빠오 문화가 있다. 중국에서는 빨간색이 부를 상징하고 행운과 기쁨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새해 용돈을 빨간색 봉투에 담아주는 것이다. 또 국화, 사과, 계수나무 꽃, 모란, 연꽃, 원앙새 등이 들어간 길상도를 장만해 걸어두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선 떡국, 일본은 토시코시 소바를 먹는다면 중국은 ‘녠가오’ ‘자오쯔’ 등을 즐겨 먹는다. 녠가오는 찹쌀과 기장으로 찌거나 구운 전통 설떡으로 새해에 좋은 일이 일어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자오쯔는 송구영신을 기념해 자정에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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