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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2.11.21

[천지일보=임혜지, 김민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는 누그러졌지만 종교계는 여전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저성장의 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대폭 축소됐던 대면 종교행사가 재개되며 온전한 현장 예배의 길이 열렸지만, 흩어진 신자들은 여전히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은 몇 년 새 이어지고 있는 교인 수 감소로 골머리를 앓던 국내 주요 종단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이제는 대형 종단마저도 향후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놓였다는 게 종교계의 중론이다. 위기 속 종교계에서는 온택트(ontact) 위주의 새로운 신앙 형태의 적응과 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 ’106186폭풍성장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급성장을 이루며 교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112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수료식에서 공개한 ‘106186이란 역대 최고 수료생 숫자는 교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종교계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주류교단에게 이단으로 배척받으며 전도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신천지예수교회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팬데믹 기간 신천지예수교회가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한 요한계시록(고등)을 비롯한 초중등 성경 교육 과정 영상은 2000만뷰를 넘기는 등 교인뿐 아니라 국내외 목회자들에게도 그 획기성을 인정받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신천지 계시 신학의 말씀 교류(업무협약)를 원하는 교회와 목회자가 쏟아지는 이례적 현상도 이어졌다.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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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 이만희)’의 성경교육기관인 시온기독교선교센터가 20일 대구시 대구스타디움에서 ‘113기 수료식’을 개최하고 있다. 이날 수료하는 수료생은 총 10만 6186명으로 신학 교육 기관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천지일보 2022.11.20

2. 교단 교세, 올해도 추락

국내 개신교 교세는 올해도 어김없이 추락했다. 수년간 지속하던 개신교 교세 감소 현상은 팬데믹 이후 가속화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교단 통계위원회가 정기총회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내 최대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예장통합) 올해 교인 수는 2358914명으로 전년 대비 34005명이 줄었다. 예장합동은 2292745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9만명 감소했다. 중소 교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감리회(12460001203000) 고신(401000388000) 기장(215000208000) 기성(39900039만명) 등 모든 교단의 교인 수가 감소했다. 교계에서는 교인 수가 이대로 계속해서 감소한다면 향후 대형교회의 생존도 위험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내부에서는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목회자 영성 회복, 신앙 본질 회복 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3. 해제에 종교계도 방긋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종교계는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조치에 따라 대면 행사를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지난 430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등 행렬은 종교계의 일상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은 행사였다. 3년 만에 재개된 연등행렬을 비롯해 개신교계에서는 부활절을 맞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인 8000여명이 참석하는 가운데 부활절 연합예배가 성대히 열렸다. 다만 코로나19가 종교계에 남긴 상흔은 깊다. 비대면 방침으로 온라인 활동에 익숙해진 신자들의 대면 행사 참여율이 저조하기 때문.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신도 유입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은 종교계 모두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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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새벽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성린 성탄 대축일 미사에서 신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4. 승려들, 봉은사 앞서 집단폭행

지난 814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던 전국민주연합노조 조계종 지부 박정규씨는 승려들로부터 피켓을 빼앗긴 뒤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인분으로 추정되는 오물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는 경찰들도 대기하고 있었다. 조계종에서 해고된 종무원이었던 그는 자신의 복직을 요구하는 동시에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선거 개입 의혹 등을 비판하는 시위를 하던 중 변을 당했다. 대낮에 벌어진 승려들의 폭행 사건에 불자들은 분노했다. 불교계 시민단체들은 ‘8.14 봉은사 승려 특수집단폭행 대책위원회를 출범해 공식적인 대응에 나섰다. 봉은사 앞에서는 일요일마다 폭행 사건을 규탄하는 시민 집회도 이어졌다. 그러나 폭행 가해 승려들이 소속된 조계종단은 봉은사 폭행 사건에 뚜렷한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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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노조원 폭행 사건.(출처:뉴시스)

5. 전광훈 목사 이단 지목 

국내 개신교 보수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전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한다고 밝혀 교계가 발칵 뒤집혔다. 한기총은 임원회에서 전 목사의 주장과 교리들이 비()성경적이고, 명백한 이단이라는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의 연구 결과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 목사가 수년 전 광화문광장 보수 집회에서 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등의 발언을 한 것과 자신을 성령의 본체로 표현한 것 등을 문제 삼아 이단으로 판정한 것이다. 그러나 전 목사 이단 규정을 둘러싸고 한기총 내부는 물론 그의 지지자들까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일촉즉발의 기류가 흐르자 한기총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는 전 목사 이단 규정을 전격 보류하고 소명 기회를 다시 주겠다고 밝혔다.

6. 조계종 신임 총무원장 진우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에 진우스님이 취임했다. 조계종은 지난 105일 진우스님의 취임 법회를 봉행했다. 신임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불교 중흥의 새 역사를 이끌겠다고 다짐하며 소통’ ‘교구’ ‘포교3대 종책 기조로 삼아 종무행정의 근간을 삼겠다고 밝혔다. 특히 진우스님은 종단 사상 처음으로 민주적 절차인 투표를 거치지 않고 합의추대로 당선된 총무원장이란 점에서 종단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조계종은 지난 2019년 단독 후보자만 있으면 투표 없이 당선되도록 선거법을 개정했다. 진우스님은 조계종 종앙종회 전원과 종단 최대 종책 모임인 불교광장의 공개 지지를 얻으며 단독 후보로 출마, 합의추대로 당선된 첫 총무원장이 됐다. 이와 관련 총무원장 선거 때마다 반복되던 갈등이 없었단 점에서 호평을 얻었지만, 불교계 일각에선 조계종 실세인 자승 전 총무원장의 선거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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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취임법회에서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2.10.05

7. 한국인 네번째 추기경 유흥식

유흥식 라자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이 한국 천주교 역사상 네 번째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유흥식 성직자부 장관은 지난 5월 추기경으로 임명, 827일 교황청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빨간색 사제 각모인 비레타와 추기경 반지를 받았다. 그는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는 각오로 화답했다. 이로써 그는 한국 천주교회가 시작된 지 240여년 만에 고() 김수환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 염수정 추기경에 이은 한국의 네 번째 추기경이 됐다.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에 임명된 지 약 11개월 만의 겹경사다. 교황은 지난해 6월 천주교 대전교구 교구장이던 그를 교황청 성직자성(현 성직자부) 장관으로 임명, 대주교로 승품한 바 있다. 유흥식 추기경은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1979년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 교의신학과를 졸업, 현지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대전가톨릭대 교수와 총장을 지냈으며 2003년 주교품을 받았다.

8..어김없이 지도자들 막말 쏟아져

없으면 했던 종교지도자들의 막말 파문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대한성공회 원주 나눔의 집 소속 김규돈 신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용하는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파문이 커지자 삭제했다. 논란이 번지자 성공회 대전교구는 공식 사과하고, 김 신부의 사제직을 박탈했다. 뿐만 아니라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 박주환 신부도 전용기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추락하는 합성 사진을 올리고 기도한다는 의미로 비나이다라는 글을 적었다가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분 맞나라며 너무 충격적이어서 머리가 멍해진다고 비판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어떤 종류의 종교일지라도 사회적 통합과 화해를 권해야 할 성직자들이 사랑과 평화는커녕 수위 높은 정치적 발언으로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9. 사랑제일교회 500억 보상금

대법원 판결에도 지역 재개발 조합 철거에 반대하며 신도들을 동원해 목숨을 건 건물 사수 투쟁을 벌였던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가 결국 뜻대로 500억대의 철거 보상금을 받게 되면서 구설에 올랐다. 사랑제일교회가 있는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 10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 사업에 나섰는데 사랑제일교회 측이 563억원의 보상비를 요구하면서 철거에 계속 반대해 충돌을 빚어왔다. 교회는 조합 쪽의 명도소송에서 1·2·3심 모두 패했음에도 신자들을 동원해 6차례나 강제집행을 막으며 버텨 논란이 됐다. 신도들은 순교를 말하며 몸에 휘발유를 뿌리거나 화염병과 화염 방사기로 맞서며 건물을 사수했다. 조합 내에서는 교회를 빼고 재개발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거액의 보상금을 주기로 합의한 것은 사랑제일교회의 시간끌기로 인한 사업 지연에 따른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의 세 달이 지나도록 새 부지가 좁다는 등의 이유로 교회가 재개발 구역에서 나가지 않으면서 갈등은 제자리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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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명도집행 저항하는 신도들. ⓒ천지일보DB

10. 대구 이슬람 사원 논란 계속

대구 대현동 주택가 이슬람 사원 건축을 두고 이슬람 사원 건축주 측과 대현동 일부 주민들의 갈등이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이슬람사원을 둘러싼 갈등은 20209월 대구 북구가 주택밀집지역에 연면적 245.14, 지상 2층 규모의 이슬람사원 건축을 허가하면서 시작됐다. 법적공방 끝에 대법원은 지난 9월 공사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주민들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공사장 인근에 삶은 돼지머리를 두거나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를 열어 논란이 됐다. 반대 주민 측은 대한민국의 오랜 풍속에 따라 주민이 함께 한 행사라고 하지만, 돼지를 금기시하는 이슬람교와 시민단체 등은 무슬림 혐오라며 주민과 대립했다. 관할 구청인 북구청의 중재도 통하지 않으면서 갈등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결국 시민단체들은 대구 이슬람 사원 문제와 관련해 유엔(UN) 종교 자유 특별보고관에 긴급구제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 이슬람 사원 갈등은 해를 넘겨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종교 #송년 #10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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