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고각발사 500㎞ 비행”
“한미간 공조… 방위태세 굳건”
‘개량형’ 북극성 쐈을 가능성도
尹정부, 김성한 주재 NSC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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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18일 동해상으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2발을 쏴 올렸다. 지난달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한달만이다.

도발 재개에 대한 여러 의구심 속 특히 사흘 전 동창리에서 ‘고출력 고체엔진 성공’을 16일 발표한지 이틀만에 그 인근에서 쏴 관심이 쏠렸는데, 북한이 고체엔진을 적용한 MRBM 발사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합참 “北, 동해상 준중거리탄도탄 2발 발사”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북한이 오전 11시 13분께부터 12시 5분께까지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M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은 비행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 중이다.

이번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500㎞ 가까이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했다면 1천∼2천㎞ 안팎으로 날아갔을 것으로 추정한다.

일본 정부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2발이 최고고도 약 550㎞로 약 500㎞를 비행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교토통신이 보도했다. 한일 당국의 판단이 일치한 셈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한미 간 공조 속 관련 동향을 추적·감시하고 있다. 합참은 “한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18일 화성-17형 발사 이후 약 한달만이다. 지난 6일 방사포 도발 이후로는 12일만이다. 북한은 올해 탄도미사일을 36차례, 순항미사일을 3차례 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25차례다.

한편 MRBM은 미국의 분류 기준상 사거리 1000∼3000㎞의 탄도미사일로, 3000∼5000㎞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CBM)보다는 짧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인 ICBM은 사거리가 5500㎞ 이상이다.

◆한달만에 北도발 재개 배경은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의 비행 궤적 상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보다 비행거리가 긴 MRBM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동창리 일대라 고체엔진을 장착한 신형 MRBM 가능성도 제기한다.

실제로 이날 도발은 지난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고체연료 ICBM용으로 보이는 고출력 로켓엔진 실험에 성공했다고 16일 발표한지 이틀만이라 주목을 받았다.

기존 북극성 계열 개량형을 쐈을 가능성 등 북한 국방 계획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MRBM은 무수단·노동 정도인데 노후 기종이라 취약점이 많이 노출된 만큼 보완할 필요성이 생겼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도 이들 미사일이 과거 모두 액체연료를 사용했던 만큼 고체화를 위한 과정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18년 연속으로 채택하고 일본이 적기지 반격 능력을 확보하는 안보전략을 채택한데 대한 반발성 시위로도 해석된다. 일각에선 남측이 곧 내놓을 ‘2022 국방백서’에 북한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명시하는 표현을 담는 것에도 자극받았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각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정일 11주기라든가 남측의 국방백서에 대한 적 표현 등 다각적 노림수 일 수 있지만, 이번 도발이 일본 열도까지를 겨냥한 것이라면 정치 전략적으로 일본의 방위정책 변화 등 북한을 둘러싼 압박 움직임에 대한 반발 성격도 배제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도 즉각 움직였다. 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보실은 김성한 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대응방안을 점검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했다. 한미, 한일 북핵수석대표도 각각 통화를 하고 단호한 대응 원칙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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