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교회와 신천지, 코로나 그후
6개 주요교단, 합 54만명 줄어
‘성경중심’ 신천지는 ‘10만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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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교의 영역을 180도 바꾸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세는 전 세계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종교의 영역은 사회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특히 개신교의 현실은 더욱 암울하다. 많은 교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도 감소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앞으로 대형교단의 존립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주요 교단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일 예배 약화, 설교 중심 신앙, 대사회적 신뢰도 추락 등이 코로나의 상흔으로 남아 계속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반성으로 받아들이고 지도자들이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 성경 중심의 신앙에 나설 때라는 충고까지 나오고 있다.

감리교, 2020130만명올해 120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한국 개신교의 교인 수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최근 국내 주요 교단 중 한곳인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35회 총회 제1차 감독회의 자료에 실린 감리교 교세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기감 소속 신도는 1203824명으로 코로나19 초기인 20201302968명보다 10만여명에 달하는 99144명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20201302968명에서 20211246239명으로 6만여명 감소한데 이어 올해는 4만여명이 더 줄면서 10년전 1585503명에 비해 38만명 이상 줄어들었다.

다만 교회 수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지난 20206660곳이었던 교회 수는 이후 6642(2021), 6659(2022)으로 유사한 숫자를 기록했다. 신도는 줄었지만, 교역자는 늘었다. 교역자는 올해 1506명으로 2020년에 비해 2000여명 증가했다.

다른 주요 교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9월 주요 교단 정기 총회에서 보고된 각 교단 교세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내 최대교단으로 꼽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은 전년 대비 34005명이 감소해 2358914명이었다. 7년 전(281574)과 비교하면 15% 이상 급감했다. 예장통합과 함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예장합동 역시 전년 대비(2382804) 9만여명이 줄어들은 2292745명이었다.

올해 한국의 주요 6개 교단(합동, 통합, 고신, 합신, 기장, 기감)을 모두 합하면 총 신도수는 6881766명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54만여명이 줄었다.

출석 습관 깨져 돌아오지 않아

이는 코로나 팬데믹이 교회에게 큰 시련이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교계에서는 그간 코로나로 인해 대면예배가 힘들어지고 출석 성도가 대폭 줄면서 문을 닫아야 했다. 그 결과 목회 사역을 영구히 중단하는 교회들도 속출했다. 대부분 교회가 예배를 재개했지만 예배 출석률 역시 예전만 못한 교회가 많은 상황이다.

기감 교육국 총무 김두범 목사는 지난 10월 개최된 제35회 총회에서 지난 회기 2년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다교인 출석수가 회복되지 않고 영상 예배만 선호하는 등, 교회학교가 사라지거나 교회가 폐쇄되기까지 그야말로 참담한 심정으로 위기를 절감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대면예배를 강행하는 등 일부 개신교의 극단적 행태도 교인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당시 극우 성향의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뿐 아니라 전 지역적으로 교회 일부가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무리하게 예배와 모임을 진행하다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신하영 세명대 교수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웨이브레터 기고글에서 개신교가 방역수칙을 거부하고 사회 공공선과 대치하는 모습 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신자들이 실망하고 교회를 떠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축되는 개신교 교세를 코로나 탓으로만 돌리긴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예장합동 측 한 목사는 교세 감소는 이미 수년 전부터 계속됐던 일이라며 교세 감소는 개신교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세가 감소하는 것은 비단 한국 교계뿐 아니라 미국 교계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연례 교회 프로필(ACP) 보고서가 밝힌 미국 내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교단(SBC)의 지난해 말 기준 신도수는 1368493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409454명이 줄었다. 특히 남침례교단은 20061630만명으로 교세가 정점을 찍은 이후 무려 ‘15년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감리교 역시 코로나가 퍼지기 전인 2012~2019년 교세를 보면 매년 평균 41082명의 신도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교계 일각에서는 이 추세라면 10년 내 국내 감리교 신도가 100만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도 흘러나온다.

탈 종교흐름과 맞물려

교세 감소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탈종교 현상과도 맞물린다. 탈종교 현상은 개신교를 비롯한 종교계 전반에 걸쳐 심각히 인식되고 있다.

이미 학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다)’ 등으로 일컫는 용어가 등장했다. 영적인 개념에 관심은 분명히 있지만 제도권 종교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 지역 한 교회에서 20대부터 청년 사역을 담당해왔다는 김한식(가명, 31, ) 전도사는 교회 내 젊은 세대가 확연하게 줄어든 데다가 입교자도 없어 분위기가 분명히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팬데믹 사태로 인해 비대면 예배가 활성화하면서 기존 교회 운영 방식에 상당한 변화가 이뤄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대학교에 재학 중인 개신교인 김하나(27, )씨는 팬데믹 사태 이후에 대면 예배로 드린 적이 한번도 없다온라인 예배로만 드리다보니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리는 게 너무 어색하다며 온라인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교계에서는 새로운 신앙 형태에 맞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시대와 문화가 급변하고 있기에 흐름에 맞는 변화가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대면 예배가 교회 존립 기반을 약화시킨다는 항변도 있지만 이미 시작된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온라인 예배 강화와 특색과 영성을 갖춘 성경 중심의 설교 등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가 중요하다.

성경 중심 가르침에 몰린다

이같이 전 세계적으로 주요 교단이 심각한 교인 감소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독 교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교단이 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은 코로나19 기간 급격한 확장세를 보이고 있고 온라인 예배 출석 교인도 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 성경교육기관 시온기독교선교센터는 지난달 201년 만에 106186명의 수료생을 배출해 교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주류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배척받으며 전도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만씩 신자 수가 느는 신천지예수교회의 폭풍성장배경은 무엇일까. 교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강 환경 조성과 연관이 깊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신천지예수교회는 요한계시록(고등)을 비롯한 초·중등 교육 과정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수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수강자 수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기성교단과는 차별화된 신천지예수교회의 계시 신학의 획기성도 성장 원인으로 꼽힌다. 사람의 해석이 아닌 성경 66권에 담긴 말씀을 중심으로 신앙의 목적에 해답을 제시함으로 신도의 궁금증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실제 부산, 울산, 경남, 제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신천지예수교회 부산야고보지파와 안드레지파가 입교생 375명을 대상으로 인식, 태도 변화, 만족도 등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입교 배경을 묻는 질문에 성경 중심의 말씀 설교(49.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성경에 입각한 신앙생활(25.5%), 신천지가 궁금해서(19.5%), 수업 분위기(17.3%), 기존 종교에 대한 회의감(8.4%) 순이었다.

신천지예수교회와 말씀 교류 MOU를 체결하고 있는 국내외 목회자도 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올해 신천지예수교회에 입교한 목회자는 국내 37, 해외 485명 등 총 522명으로 집계됐다. 신천지예수교회 관계자는 온라인 복음 전파시대가 열리면서 많은 목회자들이 신천지예수교회 말씀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직접 확인해보고 무엇이 다른지, 무엇이 옳은지 토론하고 교류하는 문화가 확산하길 바란다. 말씀이 하나님이시니(1) 말씀 안으로 들어가 하나님과 우리가 하나 되고, 말씀 안에서 우리가 서로 하나 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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