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계 등 인사 1000여명 참석
尹 “법·원칙 서는 나라, 내 소명”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위한 기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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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제54회 국가 조찬기도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56년째 매년 열리고 있는 국가조찬기도회가 5일 개최됐다. 국가조찬기도회가 정상으로 열린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이다. 행사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강남구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1부 식전예배와 2부 기도회 순서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긴 했으나 예배당에는 예년(5000명)의 절반 수준인 1200여명 정도만 참석했다. 이봉관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회장(서희그룹 회장)과 두상달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명예회장(칠성산업 대표), 이배용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부회장(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 지구촌교회 이동원 원로목사, 수원중앙침례교회 고명진 담임목사 등 교계 지도자들을 비롯해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정진석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주한 외국대사 9명, 여야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새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 이 땅에 주님의 위로와 새 소망이 임하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열린 기도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해 나라를 위한 기도에 나서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한 윤 대통령은 이날 단에 올라 “국가조찬기도회는 지난 56년간 기도와 헌신으로 우리 사회 곳곳을 밝히고 나라에 큰 힘이 됐다”며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낮은 자리에서 국민의 아픔을 함께 하는 우리 교회의 헌신은 우리 사회를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 채워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우리 모두 나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의 노력이 더 큰 결실을 맺고 따뜻한 온기가 나라 구석구석 스며들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와 연대의 정신이 살아 숨 쉬고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것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약자를 보듬는 길이고 복합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이 소명을 받드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늘 생각해왔다”며 “거룩한 예수님의 사랑으로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성도 여러분께서도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역사의 고비마다 큰 힘이 된 한국교회가 온 세상에 빛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수천만의 기도하는 마음이 바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듯이 오늘 이 기도회가 이 나라의 미래와 번영을 기원하는 은혜로운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도회는 1부 찬양예배와 2부 기도회 순서로 진행됐다. 1부 후 열린 기도회는 찬양, 개회사, 성경봉독, 설교, 대통령 말씀, 특별기도, 축도 순으로 이어졌다. 

개회사를 전한 국회조찬기도회 회장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전쟁의 위협과 기후변화, 글로벌 경제위기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의 진정한 위로와 회복의 역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원중앙침례교회 고명진 담임목사는 설교를 통해 “후대에 기억되는 지도자는 비난받고 욕먹을 것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주어진 사명을 행하는 사람”이라며 “대한민국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존귀한 나라로 높은 가치로 살아야 한다. 낮은 가치를 버리고 높은 가치로 삶을 빛내자”고 말했다. 

국회조찬기도회 부회장 더불어민주당 김희재 의원은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면서 “희생자들의 영혼을 하나님 품에 안아주시고, 유가족들에게 하늘의 위로와 평강을 주소서”라고 기도하기도 했다.

한편 국가조찬기도회는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개최한다. 개신교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조찬 모임이다. 1948년 5월 제헌국회 임시의장을 맡은 이승만 전 대통령 제안으로 모든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라를 위해 기도한 것을 시초로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8년 2회 행사부터 참석해 힘을 얻었다. 이후 매년 열려 올해로 56년을 맞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개신교 행사에 대통령이 의례적으로 참석하는 것은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특정 종교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1년 조찬기도회에서 무릎을 꿇고 통성기도를 해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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