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은 인플레에 긴축 행보
경기침체·자금경색 리스크 반영
연준 FOMC 의사록도 영향 미친 듯
내년 경제성장률, 2.1%→1.7%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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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시작에 앞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마지막 금통위를 열고 6회 연속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사진기자협회)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24일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렸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4·5·7·8·10·11월)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기준금리는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3.25%를 기록했다. 

한은의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 단행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과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점, 자금·신용경색 위험,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 등이 고려됐다. 

한은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본관 한은에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p 올렸다.

앞서 2020년 3월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낮추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해 5월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금리를 0.75%p 내렸다. 이후 아홉 번의 동결을 거친 이후 지난해 8월 15개월 만에 베이비 스텝에 나서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시작을 알렸다. 이후 기준금리는 작년 11월, 올해 1·4·5·7·8·10월과 이날까지 약 1년 3개월 사이 총 2.75%p 높아졌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은 것은 물가 오름세가 뚜렷하게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는 작년 같은 달보다 5.7% 오르는 등 연일 고공행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2%로 10월(4.3%)보다 낮아졌지만, 7월 역대 최고 기록(4.7%) 이후 다섯 달째 4%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미 금리차가 역전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00%로 상단이 한국보다 1.0%p 높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올려잡았지만 연준이 12월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으면 격차는 최대 1.5%p까지 커질 수 있다. 

더 높은 수익률을 추종하는 자본의 특성상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를 사용하는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1%p 이상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이처럼 6연속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했지만, 10월에 이어 연속 빅 스텝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침체 국면에 이미 진입했다는 경고음이 커진 데다 채권시장 돈줄이 마르고 신용 경색 리스크가 커지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새벽 공개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정례회의 의사록 내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 결정 당시 다수의 FOMC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3∼14일(현지시간) FOMC에서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보다는 빅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1.7%를 제시했다. 기존 2.1%(8월 전망치)보다 0.4%p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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