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I 85.4… 4개월째 ‘흐림’
재고자산, 전년比 36.2%↑
“법인세 인하·세재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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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비관 전망 확산 (CG).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세계적인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음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기업 재고자산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현재 상황과 경기에 대한 전망 모두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12월 BSI 전망치는 85.4를 기록했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낮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BSI 85.4는 2020년 10월(84.6)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 전망치는 올해 4월(99.1)부터 9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0∼12월(4분기) BSI 전망치는 87.2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67.9) 이후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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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천지일보 2022.11.22

업종별 BSI는 제조업(83.8)과 비제조업(87.3) 모두 부진했다. 올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84.2)도 3개월 연속 100을 하회했다. 전경련은 전자·통신(84.2) 산업의 부정적 전망이 국내 수출 실적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제조업에서는 주택 매수 심리 위축 영향으로 건설이 74.4로 가장 부진했다. 조사 부문별로 보면 자금 사정(86.8), 채산성(88.5), 투자(89.6), 내수(91.8), 수출(92.6), 고용(97.3), 재고(103.6) 등 전 부문이 부진했다. 재고 부문은 기준선 100을 넘을 경우 부정적 전망(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이날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재고자산을 공시한 195개 기업의 재고자산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165조 44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121조 4922억원)보다 36.2%(43조 9510억원) 증가한 것이다. 또 이번 3분기 재고자산 규모는 리더스인덱스가 통계를 낸 2010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연초 이후 매 분기 재고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며 “상품 재고 증가율보다 제품이나 반제품 증가율이 높아진 점이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을 나타내고 있어서 더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상품은 기업이 수입 등을 통해 다른 회사로부터 구매해서 가지고 있는 물품을 말한다. 제품은 기업이 생산한 완성품을, 반제품은 추가 가공이 필요한 중간생산품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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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리더스인덱스) ⓒ천지일보 2022.11.22

이상호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재고자산이 증가하는 것은 경기 사이클(주기)상 2가지 국면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경기침체 국면에서 판매가 부진해서 나타나는 경우와 경기가 좋아졌을 때 이를 대비해 미리 재고를 쌓아두는 경우”라며 “최근 경제 상황을 보면 전자(경기침체 국면)의 경우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업종의 재고가 가장 많이 늘었다. IT·전기전자 업종 19개 사의 재고는 작년 말 40조 3613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58조 4188억원으로 18조 575억원(44.7%) 증가했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말 재고는 각각 36조 7204억원, 3조 42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지난해 말보다 42.6%, 174.7% 증가한 것이다.

석유화학 업종 25개 기업의 재고는 작년 말 20조 4330억원에서 3분기 말 29조 7127억원으로 9조 2797억원(45.4%) 증가했다. 3분기 말 재고자산 규모는 LG화학 7조 5938억원, SK이노베이션 6조 574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 업종 26개 기업의 재고는 지난해 말 18조 1534억원에서 3분기 말 22조 4261억원으로 4조 2727억원(23.5%) 증가했다. 현대자동차의 재고 규모는 6조 7579억원에서 8조 4069억원으로 24.4% 증가했으며 기아는 5조 668억원에서 5조 8387억원으로 15.2% 증가했다.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45.3%), 넥센타이어(44.5%), 금호타이어(41.4%) 등 타이어 3사의 재고도 40%대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원/달러 환율이 높으면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기업이 유리했지만, 요즘에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의 해외생산법인이 많기 때문에 해외에서 원자재를 조달해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 환차익 영향이 크지 않다”며 “오히려 수입품(원자재 등) 가격이 높아져 기업들 경영에 악영향으로 작용한다”라고 했다.

재고자산은 내년 하반기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호 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통화정책이 완성단계가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 정도 돼야 국내 경기가 회복되고 재고자산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 인하와 세제지원을 통해 기업들에 활력을 제공해야 한다”며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면 내수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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