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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한미일 연쇄 정상회담 7여년만

3국 정상 ‘프놈펜 공동성명’ 채택

대북 억제강화·北미사일 정보공유

 

바이든·기시다 “이태원 참사 애도”

尹 “애도기간 북 도발은 ‘반인륜적’”

美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은 ‘철통’”

[천지일보=최혜인·원민음 기자] 최근 북한이 연일 무력도발을 벌이면서 남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한미일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철통같은 공조를 재확인하고 ‘대북를 억제 강화한다’는 내용의 ‘프놈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3일 오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3국 정상은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채택하고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3국은 이번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미사일에 관한 실시간 정보공유를 해나가기로 약속했다.

3국이 한날 한자리에서 연쇄 정상회담을 가진 건 지난 2016년 3월 미 워싱턴에서 한미·한미일·미일·한일 정상회담을 잇달아 개최한 지 6년 7개월 만이다.

이들은 성명 채택을 통해 “3국 연대를 더욱 긴밀·공고하게 해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3국 정상이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미사일로 야기될 위협에 대한 각국의 탐지·평가 능력을 향상하고자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3국의 경제안보대화체’ 신설,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 위한 연대,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협력, 공급망 협력 등 안보와 경제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도 포함됐다. 구체적 협의 채널로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가 명시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미, 한미일, 한일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 강화로 더욱 강력한 공조 대응을 펼칠 뜻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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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3일 오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50여분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최근 북한의 무차별적 도발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한미일 공조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 이루기 위한 강력한 보루”라고 정의했다.

그는 최근 북한 도발과 관련해 “핵과 미사일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한층 더 적대적이고 공세적인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며 “지난 5월 제가 취임한 후 지금까지 50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10월 말부터 11월 초에 집중 발사했다. 그중 한 발은 동쪽 북방한계선을 넘어 한국 수역에 착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분단 후 처임 있는 일로써 매우 심각한 도발”이라며 “우리 국민이 깊은 슬픔에 빠져있는 시기에 이러한 도발을 감행한 것은 김정은 정권의 반인도주의적 반인륜적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와 관련 3국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준비 등 도발을 같은 목소리로 강하게 규탄하며 “안보리 결의에 따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상의 의무와 기존 공약과 합의를 준수할 것과 모든 유엔 회원국이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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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 3국 정상 모습. (출처: 연합뉴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대한민국의 ‘담대한 구상’의 목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며 한국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핵을 포함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대한민국과 일본은 우리의 중요한 동맹국으로 북한의 미사일과 핵위협에 대해 오랫동안 3자 협력을 강화해왔다”며 “북한이 지속적으로 도발을 지속하고 있어 3자 파트너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다른 과제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안보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 걸친 협력을 확대할 뜻을 전했다. 주요 내용은 ▲공급망 ▲대만해협 문제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 ▲인도·태평양 정책 등이다.

또 “전 세계의 평화·안보와 번영에 대단히 중요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을 이행하기 위해 3국 차원에서 정부 각급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3각 공조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미일 공조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 이루기 위한 강력한 보루”라고 평가했다.

이어 3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선 ‘침략전쟁’이라고 정의하며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고 입장을 뚜렷하게 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만과 관련해선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며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이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4일 G20 회원국 경제단체와 기업 대표들이 참여하는 B20서밋에, 15일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식량·에너지안보와 보건 세션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이어 G20 첫날인 15일 일정까지만 소화하고 16일 자정께 귀국길에 오른다.

이날 연쇄 정상회담이 다음 날 열릴 G20 정상회의에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 직전에 성사됐다는 점도 의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일 정상이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는 의미의 연쇄 정상회담은 중국에 대한 공동압박의 의미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시진핑 주석과 현재까지 5번 비대면 회담을 했지만 대면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 정상이 각자가 가지고 있던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리더쉽을 한껏 끌어올린 상태에서 직접 맞부딪히는 첫 대면 자리인 셈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상원 과반이 확실시되는 등 선전을 거두며 리더십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걷어냈고 시진핑 주석도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3기 체제를 공고히 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두고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참사 소식을 듣고선 “질 바이든(배우자)과 저는 서울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한국 국민들과 함께 슬퍼하고 부상자들의 조속한 쾌유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고 활력이 넘치며 양국 국민 간 유대 또한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미국은 대한민국의 이러한 비극적 시기에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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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프놈펜 쯔로이짱바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캄보디아 주최 갈라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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