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주사파규탄대회 개최
전광훈, 李·文에 “개자식”
진보 “尹, 원수 아닌 ‘웬수’”
양측 충돌 지양 당부해도
곳곳에서 욕설·비난 난무
현장 소음에 시민들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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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하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주최로 열린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0.29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지난주에 이어 29일 오후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맞붙었다. 보수단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반면 진보단체는 윤석열 퇴진을 연신 외쳤다. 주변 시민들은 집회로 인한 교통 혼잡과 소음에 불편을 호소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 모여 ‘주사파척결범국민규탄대회’를 열었다. 집회 시작 약 1시간 전부터 몰려온 인원으로 동화면세점 앞부터 원표공원까지 130여m 가량 도로와 인도가 가득 채워졌다.

광화문에서 시청역 방면 차로가 모두 점거됐고, 경찰은 시청역 방면으로 이동하는 차들을 반대편 가변 차로로 안내했다. 자유통일당 측은 이날 집회에 1만여명이 참여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집회 시작 전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구속을 촉구하는 노래를 크게 들어놨다. 집회 참석자들은 ‘이재명 구속하라’ ‘문재인 구속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높이 들고 구호를 따라 외쳤다. 양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흔드는 참여자들도 보였다. 꽹과리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김정은의 주구 주사파 척결’이라고 적힌 손부채를 들고 있는 이도 있었다. 

집회를 주관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한국에서 태어나서 혜택을 누리는 인간 중 이 땅에서 살지 말아야 할 인간들이 바로 주사파”라며 “이들을 반드시 내쫓아야 한다. 북한으로 쫓든지 바닷가에 던지든지 주사파는 우리와 함께 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 목사는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개자식’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사기꾼 놈들은 대한민국에서 못 살게 해야 한다. 경제 사기꾼보다 더 나쁜 건 나라로 사기친 놈”이라며 “이 인간들은 정상이 아니며 국민 절반이 주사파에 걸렸다. 주사파들은 청소 당하기 전에 전향하라”라고 엄포했다.

집회가 열린 동화면세점과 광화문역 6번 출구 등에선 보수단체들이 천막을 치고 자유통일당과 국민의힘 당원가입 신청을 받거나 주한미군 철수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 서명을 받았다. 일부 집회 안내 도우미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다가와 “문재인은 빨갱이, 이재명은 빨갱이”라고 반복적으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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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민주노총과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결의대회가 각각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0.29

여기에 이날 오후 2시부터 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공공부문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앞과 숭례문 일대에서 ‘공공부문 결의대회’를 열면서 현장은 더욱 혼잡했다. 주최 측이 경찰에 신고한 집회 인원은 2만 5000여명이다.

맞은편에서는 촛불행동 등 진보단체들이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이날 오후 5시에 예정된 윤석열 퇴진 촉구 집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참여 인원은 약 1만 3000명으로 추산된다. 주최 측은 ‘민생파탄 윤석열’ ‘김건희 특검하라’ 등 문구가 쓰인 피켓을 먼저 온 참석자들에게 배부했고 어떤 가족들은 피켓을 들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현장 주변에는 ‘대통령 위에 여사, 여사 위에 법사’ ‘국가 원수가 아니라 국가 웬수’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또 곤장을 맞는 윤 대통령이 그려진 포스터 등 윤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사진도 볼 수 있었다. ‘전쟁광 윤석열, 밟아주세요’라는 문구가 쓰인 윤 대통령 그림도 있었는데, 몇몇 회원들은 이를 밟거나 비치된 몽둥이로 때렸다. 

두 단체는 충돌을 지양하길 당부했지만 현장 곳곳에서는 집회자들이 서로 멱살을 잡거나 “정신 차려라” “그 나이 먹고 뭐하는 짓이냐”라는 등 폭언을 내뱉으며 싸우다가 주변에 배치된 경찰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한 보수 진영 회원은 경찰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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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민주노총·한국노총 양대노총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공공부문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0.29

집회로 인해 청계광장 주변 교통은 매우 혼잡했다. 통제를 위해 곳곳에 경찰버스와 바리케이트가 세워져 주민들이 경찰에게 돌아가는 길을 묻거나 주변 소음과 인파의 영향으로 통행하는 차량들이 경찰의 통제를 온전히 따르지 못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나오는 소음이 커 인상을 찌푸리고 귀를 막는 시민들이 많았다. 일부 시민들은 집회 참여자에 대해 “정신이 나간 것 같다” “소리를 지르는 게 락커 아니냐”라며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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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민주노총·한국노총 양대노총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공공부문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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