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대책위원회 보고서 발표 “이단 사상 없고 언어 실수 집회는 가급적 참석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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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이 올해 정기 교단총회에서 전광훈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진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전 목사. ⓒ천지일보DB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전광훈 목사 이단성 없지만 가급적 집회는 참석 말라.’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 등 신성모독적 발언으로 교계 내에서 이단성 논란에 휩싸였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에 대한 제재를 보류하고 이단성 여부를 미뤘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이 이번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전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주요 장로교단이 전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과 상반된 조치다.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는 예장통합 107회 총회 회무 시간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전 목사에게 이단으로 규정할 사상이나 가르침은 없다”며 “그러나 목회자로서 정제되지 않은 언어적 실수가 자주 나타나는 것은 엄중하게 지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목사는) 앞으로는 목회자로서의 품격에 합당하지 않는 언어를 삼가고 교회의 대사회적인 이미지를 고려해 목회자와 교회에 대한 일반인의 기대에 합당하게 행동하기를 그리스도 안에서 촉구한다”며 “교인들은 가급적 전 목사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을 권면한다”고 전했다. 

예장통합 이대위의 ‘전광훈 목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 목사는 ‘대한민국은 망한다. 문재인이 임기를 다하면 한국은 지구촌에서 사라진다. 대한민국은 해체되고 북한으로 편입된다. 100년 후에는 전광훈의 말만 남는다’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기도 중 하늘로부터 받은 영감”이라며 ‘계시’라는 말을 쓴 것은 “언어표현의 한계며 교리적 언어가 아닌 이념적 언어”라고 해명했다.

교계 파장을 불렀던 ‘하나님 까불면 죽어’라는 말에 대해서는 “‘하나님‘께’ 까불면 죽어’라는 말이었고 단순 실수”라고 했다. 

전 목사 측은 “정치구호와 설교가 혼재해 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있는 것을 사실로 인정한다” 면서도 “의로운 분노 때문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19년 청와대 앞 집회에서 전 목사가 설교 도중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며 교계가 발칵 뒤집혔다. 한국 주요 교단 이대위원장들의 모임인 8개교단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이런 발언에 대해 “비신학적이고 반성경적이며 비신앙적”이라고 비판하며 목회자와 교인들에게 전 목사와 교류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 외에도 전 목사가 극우 성향으로 정치적 색채를 띠며 활동해온 점, 8.15광복절 광화문집회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초래하는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자 교계 내에서는 전 목사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주요 장로교단들은 이미 지난해 전 목사에게 신성모독 등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한 책임을 물은 바 있다.

예장합동 총회는 2021년 9월 제106회 총회에서 “전 목사가 발언 내용을 인정하고 회개할 때까지 신앙적 집회 참여금지를 촉구키로 한다”는 이대위 제안을 받아들였다. 예장고신 총회는 전 목사의 신학사상, 이단 옹호 행적, 비성경적 발언 등을  지적하며 ‘이단성이 있으므로 교류와 참여를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예장통합의 경우 전 목사 소속 교단인 예장대신 총회의 요청으로 전 목사에 대한 이단성 판정을 보류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주요 교단 정기총회 이대위 보고에서는 해외선교단체 ‘인터콥’이 가장 많이 등장했다.

인터콥은 코로나19 백신 음모론, 666이단사상, 땅밟기 등 교리로 주요 교단에서 반기독교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인터콥은 지난 2020년 단체 집회 장소였던 BJ열방센터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한 모임을 수차례 개최했다가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예장통합은 올해 총회에서 인터콥에 대해 ‘참여 자제 및 예의주시’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인터콥이 진정성 있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양해각서를 보내왔다”며 “하지만 기존 결의를 유지하되 1~2년 안에 재론할 수 있다”고 했다. 

예장합동 총회의 경우 인터콥과 ‘교류 단절’을 결정해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예장합동은 “최바울 선교사와 그가 이끄는 선교단체(인터콥)와는 (교류를) 단절한다”며 “이 사실을 산하 지교회와 신도들에게 고지하되 이미 참여한 개인이나 교회는 탈피하도록 한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예장합신은 인터콥과 최바울 대표를 이단으로 규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예장합신 이대위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삼위일체 하나님에 관한 부분, 세례의 시행 등의 가르침과 심각하게 상이하며, 기독교 복음을 왜곡하게 할 만한 이단적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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