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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개천절인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천만서명 국민대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3만여명이 참가해 인근 교통이 마비되는 등 극심한 혼잡을 겪었다. (출처:너알아TV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주사파를 척결하라” “이재명을 처단하라”는 구호에 “할렐루야!”라는 환호가 들리고 목사는 단에 올라 “하나님, 문재인을 죽이고 싶다”고 말했다.

3일 하늘이 열린 개천절을 맞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종교와 정치가 뒤섞인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이자 사랑제일교회 담임 전광훈 목사는 이날 오후 2시쯤부터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천만서명 국민대회’를 열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개천절에 전 목사가 주최한 집회 중 가장 큰 규모의 집회였다. 

행사가 시작하자 경찰 추산 3만명이 넘는 인원이 몰리며 일대에는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 우비를 입은 참가자들의 손에는 우산과 함께 태극기와 성조기가 들려있었다.

인근 카페나 지하철 화장실 앞에는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인파가 길게 늘어섰고, 인도에는 통행이 불가할 정도로 집회 참가자들이 빈틈없이 모여있었다. 지난 8월 재개장 이후 집회나 시위가 허용되지 않는 광화문광장에도 1000여명 이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

집회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성토와 주사파 척결 구호가 어김없이 쏟아진 가운데 그 중심에는 종교지도자들이 있었다.

전 목사를 비롯해 무대에 선 주요 인사들은 찬송가를 부르며 하나님을 부르짖었다. 강단에 선 오모 목사는 “이 대한민국을 망치려고 하는 문재인과 이재명 이 개자X을 내가 목사지만 죽이고 싶다”며 “하나님, 나에게 권총이라도 주신다면 저들을 죽이고 나도 따라 죽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일부 참가자는 이러한 말에 애타게 “주여”를 외치며 동의한단 뜻으로 “아멘”을 외치기도 했다. 

사회자의 “하나님께서 전광훈 목사님을 사용하셨다. 전광훈 목사님께 감사 박수 올립시다. 할렐루야!”라는 말과 함께 찬송을 부르며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헌금을 걷었다. ‘참참참’이라는 찬양과 함께 파란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걷으러 다니자 “헌금을 꼭 파란 조끼를 입은 봉사자에게 줘야 한다. 다른 곳에 주면 안 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회자 조나단 목사는 “천국의 꽃밭과 같다. 여러분에게 향기가 진동하고 있다”며 “성령의 불이 날 줄로 믿습니다”라고 헌금을 독려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어 본 행사에는 전 목사가 등장했다. 유튜버 손상대씨는 “이 시대 영적 지도자시며 대한민국 공산을 막기 위해 최전선에서 투쟁하시는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내신 전 목사다”라며 전 목사를 소개했다. 

웃는 얼굴로 태극기를 흔들며 등장한 전 목사는 “우리가 비가오나 눈이오나 광장에서 기도함으로 정권을 교체했고 윤석열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세웠다”며 “그러나 완전히 이긴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5년 동안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파 정치 지도자들과 국민의힘 정당 국회의원들까지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이 상태로 가면 대한민국 다시 망한다”며 “저와 여러분은 윤석열을 지켜내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도로는 시위 참가자들로 가득 차면서 여러 구간에서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이에 일대에서는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경찰은 집회·행진 장소 인근에 42개 부대를 배치하고 안내 입간판과 펜스·차벽을 설치했다. 그러나 인도 곳곳에 보수단체 부스가 설치되고 인도까지 차지한 집회 참가자들이 뒤엉키면서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어야 했다.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크고 작은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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