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62.7억 수수료 수익 올려
거래소마다 거래종료일 달라
정무위 국감 앞두고 환원책 발표

image
루나 사태. (사진 합성: 천지일보,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올해 가상화폐 시장의 대혼란을 초래한 ‘루나·테라 폭락 사태’ 속에서 국내 4대 거래소들이 100억원을 넘는 수수료를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 등 4대 거래소는 당시 시세로 100억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을 얻었다. 

거래소별로 업비트가 62억 7천여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빗썸 19억 5천여만원, 코인원 3억 7천여만원, 코빗 1700여만원 순이었다. 업비트 수수료는 지난 9월 21일 기준 비트코인(BTC)을 적용한 금액이다. 루나 거래 지원 종료가 이뤄진 5월 20일 기준으로는 90억원 수준이다. 

루나-테라 사태 당시 거래소별로 종료일도 달라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거래소의 유의 종목 지정일은 5월 10일과 11일로 유사했지만 거래 종료일은 제각기였다. 업비트는 5월 20일, 코빗은 6월 3일로 14일가량 차이났다. 이는 가상화폐 상장 및 상장폐지 여부를 거래소에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빗썸은 루나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5월 11일부터 거래를 종료한 같은달 27일까지 19억 5600만원을 수수료 수익으로 얻었다. 코인원도 5월 11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으나 업비트보다 12일 늦은 6월 1일에 거래를 종료하면서 수수료 3억 7300만원을 벌었다. 

루나-테라 사태가 터진 지 4개월이 지났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수료 활용 방안은 제각각이다.

업비트는 사태가 터진 직후 5월 31일 루나-테라 사태로 발생한 수수료 전부를 투자자 지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후 업비트는 지난달 30일 공익단체 기부 및 디지털 자산 시장 모니터링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빗썸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처분을 고려 중이며, 코인원도 관련 수수료 수입을 보안사고 예방 등 장기적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답변했다. 코빗은 관련 수수료 수입을 올해 안에 가상자산 투자 피해자에 대한 법률구조사업지원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영덕 의원은 “거래소의 대응은 사태가 터진 뒤 무려 4개월이 지난 뒤에 이뤄진 것”이라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서야 대응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한편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가 개발한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는 지난 5월 이틀 만에 99% 폭락해 파장이 일었다. 

테라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됐고 루나는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등에 쓰이는 테라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용도로 발행됐다. 하지만 테라가 최근 1달러 밑으로 추락하면서 루나도 동반 폭락해 가상화폐 시장에 대혼란을 가져왔다.

사태로 인한 국내 피해자는 20만명 이상에 달하고, 피해 규모도 5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권 대표 등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윤영덕 의원은 “테라-루나가 일주일 사이 고점 대비 99.9% 폭락하며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할 때조차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면서 “4개월이 지난 지금에야 국감을 앞두고 수수료 수익 환원 방법을 발표한 것은 시기가 참 공교롭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