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컬덕(Cult-duct, 문화융합상품)에 대한 은행권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고객 서비스 차원의 마케팅은 물론, 경기 침체 속에서도 신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컬덕(Cult-duct)이란 문화를 의미하는 ‘컬쳐(Culture)’와 상품을 의미하는 ‘프로덕트(Product)’의 합성어로, 상품이나 브랜드에 문화를 결합한 문화융합상품을 의미한다.

컬덕은 서비스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문화를 매개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업이 지닌 가치에 고객이 공감하게 하는 ‘문화 마케팅’과는 차이가 있다. 실제 ‘cult’란 단어는 ‘특정한 사물이나 정신세계 등에 대한 맹신적 추종’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컬덕을 활용하고 컬덕 상품을 공유하는 사람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한다.

12일 농협경제연구소 연구원에 따르면 금융상품의 경우 가격이나 서비스 품질 등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차별화된 문화코드를 심는 금융마케팅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국내 은행들은 컬덕의 일환으로 영화, 드라마, 스포츠 등 문화아이템을 결합한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 운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영화 흥행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시네마 정기예금’을 2011년부터 꾸준히 판매해 왔다. 기본금리는 연 3.7%로 영화 관람객 100만 명 돌파시 연 0.1%p, 200만 명 돌파시 연 0.2%p, 300만 명 이상이면 0.3%p의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고 연 4.0%까지 가능하다. 출시 당시 특허로 등록됐다.

KB국민은행이 지난 2010년 7월 내놓은 ‘영화사랑적금’도 인기다. 최고 연 3.3%의 기본이율에 적금가입 시 영화 불법 다운로드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할 경우 연 0.2%p, 적금 가입월부터 만기 2개월 전까지 KB국민카드로 3회 이상 영화를 예매하는 경우 연 0.3%p, 개봉한 한국영화의 관객수에 따라 0.1~0.5%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한국영화 ‘설국열차’가 흥행을 하고 있어 기대가 된다”며 “앞으로도 문화·스포츠를 접목한 마케팅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드라마 시청률에 따라 차등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하나 드라마 정기예금’도 특허 받은 효자 상품이다. 지난해 4월 드라마 ‘구가의서’의 시청률에 따라 금리를 차등 지급했던 상품으로, 1차 판매분의 시청률과 모집좌수가 모두 목표치를 넘어 가입자 전원이 우대금리를 적용받았다.

강이원 연구원은 “컬덕을 통해 유치된 고객들은 충성도가 높다는 점에서 교차판매(Cross-selling)는 물론, 해당 상품을 자발적으로 전파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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