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 카잔더 作 ‘존재할 수 없는 것은 무엇’ 2013 (사진제공: SAMUSO)

DMZ 접경 지역, 전시 공간 탈바꿈
탈북인 여정
북한 모습 사진 등 공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 한반도의 휴전 지역인 DMZ(De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에서 참된 비무장의 의미와 그 미래상을 생각해보고자 의미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비무장지대는 한국 내 남북한의 군사분계선 주위에 설정된 ‘무장’이 허용되지 않는 군사적 완충 지대이다. 현재의 DMZ는 ‘비무장’ 본래의 뜻과는 반대로 완전히 무장돼 지구상 그 어떤 지역보다 격렬히 대치하고 있는 남북 분단의 상징 지역으로서 남았다.

특히 강원도 철원군은 전체 DMZ 면적 중 약 3분의 1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한국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이자 군사적 요충지였다. 또 한국 고대사와 근대사의 중요 유적들을 다수 보유한 곳이자 일제 식민 통치로부터 해방된 이후 5년간 북한의 영토였다가 한국 전쟁 이후 남한으로 편입된 수복지구이기도 하다.

2013년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는 비무장지대의 역설적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프로젝트에서 더욱 확장돼 DMZ 접경 지역의 역사적 맥락과 지정학적 위치 등 지역이 갖는 의미를 다각적인 방식으로 살펴본다.

DMZ 인근에는 반세기 넘도록 존재하는 군사분계선 외에도 다양한 물리․심리적 경계들이 존재한다. 민간인 통제선 내∙외부의 통제와 일상에서의 정도 차이는 둘 사이의 보이지 않는 거리감과 위계를 조성했다. 군․관․민이라는 사회적 역할 구분과 그에 따른 생각의 차이를 낳았다.

또 전쟁과 분단 과정에서 발생한 지역․계층․세대별 각기 다른 역사적 체험은 DMZ 접경 지역의 거주민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구성원들 사이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수많은 경계를 만들었다.

이러한 경계를 허물고자 올해 전시는 강원도 철원 안보관광 코스와 ‘DMZ평화문화광장’, 구철원 시가지의 유적지 가운데 가장 온전한 형태로 남겨져 있는 ‘농산물검사소’ 그리고 한국 전쟁 이후 미군 부대가 있던 ‘소이산 정상’ 등 DMZ 접경 지역 다수 장소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해 ‘보더라인(경계)’이라는 주제어를 가지고 진행된다.

또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아트선재센터 라운지에서도 북한을 다녀온 작가들이 담아온 북한의 모습, 그리고 탈북인들의 여정과 모습 등의 작업이 전시된다. 전시관 관람료는 무료다.

정전 60주년의 해를 맞아 더욱 의미 있는 프로젝트 전시 ‘보더라인’은 9월 22일까지 총 45일간 DMZ 일대와 아트선재센터 내에서 동시에 선보인다.

주중 철원에서 출발하는 전시 투어 프로그램은 철의삼각전적지 관광사업소에서 출발하며, 전시 기간 중 매주 월, 수, 목, 금요일 오후 1시에 1회 진행된다. 9월 8일과 추석 연휴는 진행하지 않는다. 접수는 관람 10분 전까지 철의삼각전적지 관광사업소 1층 접수처에서 하면 된다. 대표자 1인의 신분증(외국인 경우 여권)과 차량번호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주중 투어요금은 4천 원이다.

또 주말인 토요일 투어 프로그램은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전 8시 30분에 서울 아트선재센터 앞에서 출발, 총 8회 진행된다. 투어 요금은 입장료와 모노레일 탑승료를 포함해 3만 원이며, 온라인에서 사전 신청해야 한다.

또 오는 22일부터 아트선재센터 2, 3층 전시장에서는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 2013-프롬 더 노스’展이 펼쳐진다. 노순택, 백승우, 윤수연의 사진 작업과 대만 작가 치엔-치 창의 탈북 과정을 기록한 영상 작업, 북한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히로시 미나미시마의 본인이 직접 접한 일상적이고 낯선 북한의 이미지를 전시한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다양한 분야의 조사와 연구를 모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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