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줄줄이 인상, 장바구니 물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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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일녀 기자] 하반기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공공요금이 들썩이고 있는 데다, 역대 가장 길었던 장마로 인해 장바구니 물가도 불안하다.

최근 버스·택시·지역난방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우선 8월부터 서울시 소매 기준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0.5% 인상됐다. 주택용(취사·난방용)은 평균 1.1%, 업무난방용과 일반용(영업용)은 각각 0.3%, 0.2% 올랐다.

지역난방공사는 7월부터 지역난방 열 요금을 평균 4.9% 인상했다. 상하수도요금도 지역별로 오르거나 오를 계획이다. 시내버스·택시요금은 이미 7월부터 인상된 지방자치단체도 있고, 인상을 앞두고 있는 곳도 있다. 제주·경상남도는 기본 택시요금을 이달 초 인상했고, 세종시는 2400원에서 2800원으로 올렸다. 서울과 인천 등은 인상안을 검토 중이다.

또 최근에는 우정사업본부가 국내 우편요금을 30원 인상했고, 국제 통상우편 요금도 평균 7.7% 올리기로 했다. 종량제 봉투 가격도 오는 9월과 내년 1월 두 번에 걸쳐 16% 인상될 예정이다.

장바구니 물가로도 상징되는 체감물가 역시 불안하다. 오는 8일부터는 우유가격이 약 10% 오른다. 이에 따라 빵과 과자 등 우유가 많이 들어가는 식료품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특히 올해 장마가 예년보다 길어 일조량 부족과 출하작업 지연으로 채소·과일류 가격이 다소 불안정한 모습이다. 한은에 따르면 7월부터 9월까지는 장마나 태풍으로 농산물가격이 통상적으로 빠르게 상승한다.

전셋값도 급등하고 있어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지수를 보면 6월 말 현재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2년 전보다 11.9%나 올랐다. 게다가 지난 6월 말 주택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면서 하반기 부동산 경기는 추가 하락할 전망이다.

이러한 서민물가는 이미 상반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안정행정부와 통계청이 공동 발표한 ‘6월 주요 서민생활물가’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체 소비자물가는 1%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지방 공공요금, 외식비, 개인서비스요금 등 서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30개 품목의 경우 이보다 최대 10배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공공요금 및 채소·과일값 상승으로 서민들이 느끼는 물가 상승률은 더욱 높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31일 한은이 발표한 ‘물가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민들의 체감물가는 두 배 이상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일반인의 기대인플레이션(체감물가)과 소비자물가 상승률과의 격차가 2011년 하반기 0.0%p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1.8%p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1년 말 4%를 웃돌다가 올 들어 1%대 초반 수준까지 급락한 반면, 체감물가는 같은 기간 4%대 초반에서 3% 내외로 천천히 떨어졌다. 이는 국민들의 물가에 대한 인식이 과거지향적이고, 특히 농축산물이나 석유류 가격이 상승할 경우 이를 민감하게 인식해 체감물가에 반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금통위원들도 “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으나,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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