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사망 6명 수몰 추정 생사확인 어려워

▲ 16일 노량진 배수구 수몰참사 현장에서 실종자 구조를 위해 구조대원들이 수색 도구를 옮기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불어난 한강수위로 배수 작업 진척 없어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15일 오후 5시 29분경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한강대교 남단 서울시 상수도관 부설 작업 현장에 한강물이 유입돼 작업 중이던 인부 1명이 숨지고 6명이 배수관로에서 실종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 사고로 현장 작업주임 임모(44, 한국) 씨 등 6명이 수몰된 채 실종됐고, 숨진 인부는 조호용(60, 한국) 씨로 확인됐다. 실종된 인부 가운데 3명은 한국 국적이고, 나머지 3명은 중국인이다.

7명의 인부가 작업하던 작업장은 노량진 배수지 밑으로 뚫려 있는 폭 12m, 깊이 48m의 원통형 전진기지와 전진기지에서 지하로 1.4㎞ 길이로 이어지는 높이 2.2m의 터널, 터널에서 다시 지상으로 향하는 도달기지 등 ‘ㄷ’ 모양의 구조다.

▲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번 사고는 연이은 장맛비로 팔당댐이 방류량을 급격히 늘려 한강 수위가 둔치까지 불어났고 고수부지 근처 작업장 맨홀보다 수위가 1m가량 높아져 한강물이 유입되면서 일어났다.

인부들은 이를 알지 못한 채 작업을 진행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올림픽대로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 작업장 터널에서 내부 레일 철거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인부들은 오전부터 한강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안전에 유의하라는 지침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하 작업장에는 비상 인터폰이 설치돼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작업을 중단하고 인부들을 철수시킬 수 있지만 서울시와 하도급 업체는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는 서울시가 시공사인 천호건설(주)에 발주, 하도급 업체인 동아지질(주)이 진행하고 있었다.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의 실종자 구조 작업이 진행되려면 잠수부를 투입해 수색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유입구와 터널 안으로 유입된 한강물 수위를 낮추지 못해 구조 인력을 투입할 수 없어 구조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소방당국이 사고 직후 이틀간 펌프 6대를 동원해 물을 빼냈지만 수위는 불과 1m 정도 줄어들었다. 실종자 6명 모두 터널 안에 수몰된 것으로 추적하고 있지만 구조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배수작업 외에도 맨홀 막음 작업을 병행해 수색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장맛비가 이어지면 구조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오전 현장에 들어서던 한 실종자 가족은 “방송으로 사고 소식을 듣고 밤에 한숨도 못 잤다”며 “TV에 조카 이름이 불리는 데 다른 채널을 돌리니 또 나왔다. 아들 같은 조카인데, 많이 아파도 좋으니 살아만 있다면 바랄 게 없다”고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