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개정교육과정’ 이후 한국사 학습 분량 축소돼

▲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수지LG빌리지 1차 아파트 진입로 가로등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자료사진)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학교에서 6.25전쟁 동영상을 보았는데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아요. 교과서에는 6.25전쟁에 대한 내용이 너무 간단히 적혀 있어서 관련된 용어가 나오면 잘 모르겠어요. 6.25전쟁을 쉽고 자세히 배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초등학생 김은주(12) 양의 말이다. 그동안 6.25전쟁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김 양은 최근 6.25 참전유공자를 만난 이후 6.25전쟁을 자세히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역사에 대해 쉽게 배울 곳이 없어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고재훈(17) 군도 6.25전쟁에 관심을 두게 됐다. 고 군은 “그동안 6.25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6.25 참전유공자의 업적을 듣고 난 후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6.25전쟁의 역사적인 의미를 자세히 알고 싶다”며 “하지만 교과서의 내용도 너무 간결하고 한국사 수업시간도 적어 6.25전쟁을 자세히 배울 기회가 없다”고 전했다.

최근 ‘평화’ ‘통일’ 등이 중요시되고 있는 가운데 6.25전쟁의 의미를 자세히 알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사에 대한 정규 교육시간을 확대해 청소년들의 역사 인식 함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르면 기존의 국사와 근현대사는 ‘한국사’로 통합됐다. 전문가들은 교과서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학습 분량이 간결해져서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는 6.25전쟁에 대한 내용 역시 청소년들에게 자세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한국사 수업은 청소년들의 역사 인식 함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신문이 입시전문업체 진학사와 함께 전국 청소년 506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한국전쟁을 ‘북침(北侵)’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청소년들이 6.25전쟁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북침’과 ‘남침’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잘못 해석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17일 트위터를 통해 “‘북침’을 아이들은 ‘북한의 침략’이라는 뜻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6.25전쟁 63주년을 앞두고 서울 시내 각 학교 학생들에게 6.25전쟁의 의미를 전하고 안보의식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3일 서울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따르면 최근 서울교육청은 시내 초·중·고등학교에 청소년의 호국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특별교육을 시행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학생들이 25일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국가보훈처 주관 ‘6·25전쟁 63주년 행사’ 중계를 시청하거나 직접 참여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이다.

또 서울시는 오는 29일 국가보훈처가 개최하는 ‘호국 퍼레이드’에 참가하면 봉사활동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정전·유엔군 참전 60주년 교육용 동영상 시청각 교육이나 6·25 전적지, 현충원, 호국원 등을 찾는 현장교육, 모교 출신의 6·25 참전유공자 초청 특강 등도 자율적으로 시행하라고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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