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31살 女점주 수면제 70알 삼켜… “앞이 캄캄해”②
세븐일레븐 31살 女점주 수면제 70알 삼켜… “앞이 캄캄해”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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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31일 매장을 정리하면서 떠안은 물품들. 각종 커트상품과 유통기한 경과상품, 미반품 상품이 방에 쌓여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유례없는 ‘무자본 계약’ 왜 필요했을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만 일할 때는 점포의 수익구조를 거의 알지 못한다. 김 씨도 아르바이트 이력은 많았지만 막상 점포를 꾸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사실상 영업 첫 달이었던 1월은 아르바이트생 2명을 고용해 함께 점포를 운영했다. 낙후돼 여기저기 손이 많이 가는 매장손질과 물건 진열, 카운터 보기 등으로 하루 18시간 정도를 매장에 머물렀다.

김 씨가 받은 1월 영업이익은 230만 원. 아르바이트비는 300만 원이 지출됐다. 첫 달부터 손실이다. 이를 메꾸기 위해 대부업체서 금리 38%의 빚을 냈다.

2월에는 아르바이트생 운용도 줄여 220만 원을 지출했다. 몸은 힘들고 여전히 적자가 나기는 했지만 전달보다 매출은 오르는 듯했다.

3개월이 끝나갈 무렵 담당 FC가 ‘이왕 하려면 투자금을 내고 정식계약을 하라’고 권했다. 정식계약을 하면 잘되든 못되든 430만 원은 보장한다고 했다.

이에 김 씨는 “430만 원이라는 안전장치를 두고, 내가 열심히만 하면 그 이상 벌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도 가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투자금이 모자란 탓에 정식계약을 하지 못하고 다음 달을 맞았다. 3월에는 모터쇼가 열리면서 매출이 더 나오는 것 같았지만 결국 매달 적자 운영을 벗어나기는 힘들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영업이익이 최소 400만 원은 돼야 알바비 빼고 내가 일한 시간에 대한 최저임금을 건진다. 그러나 이 매장에서 400만 원은 아무리 해도 무리다. 그동안 제대로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다”고 김 씨는 말했다.

그제서야 왜 자신에게 점주 자리를 제안했는지 고민했다.

“본사는 보통 손해를 피하기 위해 위약금 제도 등 각종 방책을 마련해 놓는다. 그런데 왜 아무 조건도 없이 3개월간 점주를 하라고 제안했나. 애초부터 수익이 안나는 마이너스 점포를 비워놓으면 손실이 생기니까, 아무라도 끌어다 앉히려고 ‘무자본’이라는 ‘미끼’를 던졌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김 씨는 말했다.

그러니 돈이 있든 없든 아무라도 운영을 하게 만들어서 그동안 발생되는 이익을 본사가 취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게 김 씨의 결론이다. 대신 점주는 하루 18시간씩 일하고도 자신의 인건비를 건질 수 없게 된다.

또 다른 경기도 지역 점주 오선희 씨도 “위탁점이 비어 있는 경우 젊은 사람들에게 점주 자리를 제안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내 점포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도 세븐일레븐 FC인 사촌형의 권유로 2년간 위탁점을 운영했다. 결국 빚만 지고 서로 안보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지금도 FC 마주치면 몸이 떨려”
4월에 과로로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으면서도 어떻게든 점포를 운영해보고자 했던 김 씨지만 결국 4월도 ‘마이너스의 덫’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5월 16일 합의해지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도 김 씨는 아직 5월 아르바이트비를 지급하지 못한 압박에 시달린다.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문자를 써요, 죄송하다고, 방 내놨으니까 나가는 대로 알바비 꼭 드리겠다고…”

방 한 켠에는 김 씨가 떠안고 나온 매장 물건들이 쌓여 있다. 본사가 일방적으로 판매를 중단시키는 ‘커트상품’, 유통기한 경과 상품, 발렌타인데이용으로 FC가 발주했던 곰인형들도 있다. 처음 매장을 인수할 당시는 전 점주가 남겨놓은 빼빼로데이 물품까지 떠안아 손해를 보고 폐기했다는 설명이다.

김 씨는 지금도 길을 가다가 담당 FC를 마주치면 몸이 바르르 떨린다고 했다. “계약 당시 본사 팀장이 나 외에도 진행 중인 3개월 계약이 한 명 더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람을 우롱한다는 사실이 알려져서 더 이상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김 씨는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점주는 그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여줄 수 있는 사람이다. 왜 롯데 본사가 이를 알지 못하는가”라며 “롯데는 내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 씨는 CCTV도 없는 매장에 친동생과 아르바이트생을 근무시키며 불안함에 잠을 제대로 이룬 적이 없고, 매달 쌓여가는 빚으로 압박감에 시달려 현재도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태다.


▲ 3개월 계약서.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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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조 2013-06-26 19:08:08
일종의 노예계약이군요. 사람이 죽든 살던 자기들만 잘 먹고 잘살면 되나요? 뮥숨을 끊으려고 맘을 먹을 정도면 참 많은 일이 있었나봐요. 어찌해요 얼마나 속상했으면 그럴거예요.

민지 2013-06-26 10:45:13
심하다...롯데는 악덕기업이네요~ FC가 저모양이라니...양심불량의 악덕기업은 물러감이 옳소!!!

강나리 2013-06-24 14:31:48
CCTV도 없는 매장 요즘 얼마나 사건 사고가 많은데...
롯데는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야 하는게 마땅하죠...

행복이 2013-06-24 14:20:39
안그래도 힘든데 매장 정리하며 떠안은 물품들까지... 돈 보다 사람의목숨이 더 중할텐데, 롯데가 대기업인데 이런식으로 돈을 버나요? 사람 목숨을 단보로.... 벌받을 것들..

정하영 2013-06-23 20:22:57
세상이 무섭군요
돈이 사람을 이렇게 만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