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산업계 전체 영업이익률은 15조 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4일 ‘환율변동이 산업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산업연관표’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가치가 10% 절상될 경우 제조업 전체 영업이익률은 0.95%p 하락하고, 비제조업은 0.15%p 상승해 산업 전체적 영업이익률은 0.39%p 하락한다. 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환산하면 전체 산업 영업이익이 14조 6000억 원(제조업 18조 원) 줄어드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 추세는 주춤해졌으나 기축통화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원화강세 압력은 유지되고, 엔·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어 원고·엔저(엔화가치 하락)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강원도청에서 열린 강연에서 “엔저 기조는 계속 갈 것이기 때문에 주의깊게 영향을 보고 있다”며 지금보다 앞으로가 문제라고 밝혔다.

이러한 원고·엔저 양상은 국내 수출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수출의 성장기여율이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상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고·엔저가 심화될 경우 조선·자동차 등 조립가공업종의 영업이익률은 크게 감소하는 반면 석유·화학, 전기·가스업 등은 영업이익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비스업은 환율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고·엔저 심화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는 전기·전자산업, 자동차 산업 순으로 조사됐다.

다만 한국경제 전체적으로 환율변동에 노출된 정도는 GDP의 2~3%로 높은 수출 비중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는 환율변동이 수출과 수입에 미치는 영향이 서로 상반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기업들은 불리한 환율여건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제품 비중 확대, 신시장 개척 등 판로확대 등과 함께 환헤지 등을 이용해 재무리스크를 축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급격한 환율변동을 방지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및 산업이 확대될 수 있도록 기초 및 첨단기술 개발 지원 등이 필요하다”면서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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