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덕 농촌사랑지도자 연수원 교수

 
우리 뇌를 보면 뇌 앞쪽에 사고와 언어를 담당하고 행동을 조절하며 창의력·판단력과 관련된 전두엽이라는 부위가 있다. 이 종합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은 4세에서 6세 사이에 1차 발달하며 사춘기에 2차로 발달한다. 또 뇌에는 두정엽과 측두엽이 있는데 각각 촉각 및 청각과 관련된 부분으로 논리적인 사고나 입체적인 사고를 담당하며 12세 정도까지 발달하게 된다. 12세 이후에는 시각 중추가 모여있는 후두엽이 주로 발달하며 외모 등 시각적인 것에 많은 신경을 쓰는 시기이다. 이렇게 하여 아이들의 뇌는 사춘기에 이르러서야 성인의 뇌 수준까지 발달하게 된다.

따라서 아이들의 뇌는 회로가 치밀하게 만들어진 성인의 뇌와 다르며 뇌가 성숙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성적인 판단에 서툴고 돌출적인 행동을 하기가 쉬우며 일반 성인과 같이 종합적인 사고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아무리 조숙한 아이라도 감정적인 제어가 어렵고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성인인 부모 자신들의 생각과 행동 기준이 맞지 않다고 하여 꾸짖거나 질책을 넘어 학대까지 한다.

최근 뉴스에서 보듯 아이가 대소변을 못 가린다고 어린 아이를 학대하여 숨지게 한 일이나 2살 정도의 아이를 대소변을 못 가린다고 구타하여 갈비뼈가 부러지게 만든 일 등 아이의 특성, 특히 뇌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되는 일련의 좋지 않은 소식을 들으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성인인 부모의 뇌와 아이의 뇌의 특성은 분명 다름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의 머리로 아이들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인간성과 도덕성을 담당하는 뇌는 유아기에 주로 발달하므로 아이에 대한 비난과 학대는 상황적인 분위기와 함께 무의식에 남게 된다. 아이 때의 뇌는 느끼고 경험하는 뇌이며 감정과 본능이 가장 예민하다. 아이들은 충동의 조절이나 합리적인 사고를 관장하는 전두엽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분노만 키울 뿐이다.

아동학대 행위자의 80% 이상이 부모이고 정상적인 사람들이라고 한다. 아동학대의 원인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부모들은 학대한 원인을 아이들의 행동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고 종종 아이가 가진 능력 이상으로 부모의 기대수준에 맞게 행동해 주기를 원하는데, 이러한 비논리적인 기대가 아동학대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UCLA 소아정신과 연구팀은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은 3세 아이의 뇌는 크고 잘 발달된 반면 학대와 방치 속에서 자란 아이의 뇌는 성장이 더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우리 사회는 체벌과 훈육에 대한 가치관과 해석이 다양하지만 학대를 훈육으로 포장되는 일도 없어야 하며 아이들의 뇌가 성숙한 성인의 뇌로 잘 발달되도록 배려해야 한다. 꽃으로도 때릴 수 없는 존재가 아이들임을 명심하면서 많은 사랑을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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