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종로지회 “내용 오역… 역사의식 바로잡아야”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 있는 기미독립선언서 영문 번역 오ㆍ의역이 수정될 예정이다.

최근 광복회 종로지회는 잘못된 영문 번역으로 독립선언서의 의미가 외국인들에게 잘못 전달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달부터 수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이 읽은 기미독립선언서는 당대 최고 문장가인 육당 최남선이 썼다. 3.1 운동이 일어났던 탑골공원에는 당대의 독립 정신을 고취하고자 영문 번역본이 설치됐다.

번역문은 일제 강점기 미주 독립운동단체였던 대한인국민회가 1919년 3월 미국에서 벌어진 만세운동 때 나눠준 유인물에 실린 것으로, 원문 내용에서 빗나간 번역이란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예를 들어 원문에 ‘슬프다! 오래전부터의 억울을 떨쳐 펴려면’을 ‘Assuredly, if the defects of past are to be rectified’로 번역했는데, 여기서 ‘슬프다’를 엉뚱한 의미의 ‘Assuredly(기필코)’로 번역해놓은 것.

영문학자들은 ‘Assuredly’ 대신 ‘Alas’ ‘Woe to us’ 등 원문의 감정을 살리는 표현으로 대체하는 것이 더욱 좋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100년 전 미주 한인 동포들이 만든 영문본이라는 역사적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광복회는 역사의식을 제대로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광복회는 독립선언서 영문본의 번역 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새롭게 번역할 수 있는 전문 번역가와 영어영문학 전공 교수 등을 섭외하고 있다. 또 전문 번역가를 통해 수정본이 완성되는 대로 서울시, 종로구청, 문화재청, 국가보훈처 등 관련 기관에 번역본 수정을 청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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