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시대 왕릉급 봉토분 발굴… 연구자료 가치 높아
통일신라시대 왕릉급 봉토분 발굴… 연구자료 가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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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봉토분 발굴 봉토분 1호 세부(왼쪽), 봉토분 1호 내 주체부 전경(오른쪽 위), 전민애왕릉 전경(오른쪽 가운데), 전민애왕릉 보호석 (사진제공: 문화재청)

도굴로 석실 중앙부 함몰… 천정석 확인 불가
해당 부지 사업시행가 요청으로 발굴 중단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최근 경주시 공장 신축 대지에서 사적 제190호 ‘경주 전 민애왕릉’과 동일한 양상을 보이는 원형봉토분이 확인됐다.

‘경주 전 민애왕릉’은 신라 제44대 민애왕(838∼839)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1년 7월에 전 민애왕릉에서 경주 전 민애왕릉으로 지정 명칭이 변경됐다. 왕릉은 경사진 지형을 깎아내린 후 조영됐으며 봉분직경은 12.5m, 높이는 3.8m의 원형봉토분으로 묘제는 횡혈식석실분이다. 여러 차례 도굴한 흔적이 발견됐으며, 1984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봉분의 주변을 발굴 조사해 현재의 모습으로 정비됐다.

이번에 경주시 천북면 신당리 산7번지 일원 공장신축부지 내에서 발견된 무덤은 ‘경주 전 민애왕릉’과 봉분 형태부터 도굴당한 사례까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이에 통일신라시대 왕릉급 봉토분으로 추정되고 있다. 봉토분은 지대석(地臺石)과 3단 호석(護石), 받침석으로 구성돼 있으며, 봉토 남동쪽에 상석(床石)이 위치한다.

통일신라시대 왕릉급 봉토분으로 추정되는 무덤군은 이곳에 자동차 부품 제조업과 관련된 공장 부지를 조성하려던 이학림 씨에 의해 발견됐다.

이 씨는 공장부지 조성 등의 사업에도 지장이 가지 않게 하려고 상기 사업 예정부지 내의 문화재 분포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문화재 지표조사를 계림문화재연구원에 의뢰했다.

의뢰를 받은 계림문화재연구원은 2012년 지표조사 결과 사업예정지역 내에 경주 신당리고분군1이 포함된 것과 봉토분 2기를 확인했다.

또 조사지역 동편에서 다량의 기와편, 토기편 등 경주 신당리유물산포지4를 확인하며 사업 예정부지(2만 9164㎡) 전체 범위 중, 시굴조사(1만 5237㎡)와 표본조사(1만 2381㎡)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어 시굴조사와 표본조사를 시행한 결과 시굴조사에서는 청동기시대 주거지 4동, 통일신라시대 봉토분 2기, 추정 거물지 1기, 추정 담장 1기, 석열 6기, 집석유구 1기, 부석유구 1기, 적심 1기, 추정 건물지 석재 2기, 조선시대 민묘 11기 등 총 33기의 유구와 5개소의 유물포함층이 확인됐으며, 표본조사에서는 통일신라시대 추정 화장묘 1기, 가마 1기, 수혈 1기, 조선시대 민묘 3기 등 총 6기의 유구가 확인됐다.

계림문화재연구원 발굴조사팀은 공장 신축부지 중 시굴조사에 유구가 확인된 7751㎡에 대해 발굴 변경허가를 받아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이때 확인된 유구는 A구역에서 청동기시대 주거지 9동, 통일신라시대 봉토분 1기, 봉토분 보호축대 및 배수로 2기, 진단구 2기, 구상유구 1기, 시기미상의 옹관묘 1기, 조선시대 토광묘 18기였다.

또 B구역에서는 청동기시대 주거지 1동, 통일신라시대 화장묘 1기, 가마 1기, 시기 미상의 수혈 5기, 집석유구 1기, 건물지 및 담장 2개소, 조선시대 토광묘 20기 등 총 65기의 유구가 확인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1호분은 입지환경과 호석의 축조방식, 받침석 등에서 ‘경주 전 민애왕릉’과 같은 양상으로 조성된 것임이 확인됐다.

1호분은 조사지역의 동남쪽에 치우쳐 있으며, 원형봉토분으로 주체부는 횡혈식석실분이다. 봉토의 북편에 봉토를 보호하기 위한 축대시설과 배수구가 동서방향으로 축조돼 있다. 구릉의 동쪽 경사면이 유실되면서 호석과 봉토의 1/4 정도가 유실됐고, 주체부인 횡혈식석실묘는 천정석이 없는 상태로 나타났다.

발굴조사팀 박진 조사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토층조사에서 도굴구가 확인돼 석실 내 천정석은 도굴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석실 내 유물이 여럿 있었을 것인데, 도굴 과정에서 훼손됐을 가능성도 있다. 아직 석실 안은 조사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천정석이 유실됐지만, 앞으로 발굴조사가 다시 재개되면 왕릉 주인 확인 및 정확한 발굴조사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발굴조사는 공식적으로 잠시 중단된 상태다. 박 부장은 “발굴조사는 사업시행가가 허가를 받아 진행하는데 발굴조사 후 보존 차원까지 가게 되면 공사부지 사용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잠시 보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 경주 봉토분 발굴 조사지역 내 A구역 전경(항공촬영) (사진제공: 문화재청)

지금까지 발굴조사를 시행한 결과 봉토의 직경은 남북방향 14.7m로 확인됐다. 잔존 높이는 호석 상단에서 2.5m 정도이며, 호석의 높이까지 포함하면 3.5m 정도이다.

축대는 북서편에 있으며 봉토를 호상(弧狀)으로 감싸며 위치한다. 축대의 최하단석 앞에는 폭 90㎝ 정도의 배수로를 설치했으며, 현재는 부분적으로 남아 있다. 축대의 잔존길이는 약 46.5m이며, 잔존높이는 104~138㎝이다. 축대와 호석사이의 퇴적토에 대한 토층조사에서 침전층이 수평적으로 퇴적된 것으로 확인돼 호석과 축대는 동시기에 축조됐으며, 외부에 노출돼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주체부는 봉토의 중앙부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중앙부는 도굴에 의해 함몰된 상태로 나타났다. 박 부장은 “조사가 재개되면 주체부의 확인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당리 1호 봉토분은 입지적으로 산사면 말단부형에 해당하며, 호석과 받침석, 상석을 갖춘 민애왕릉과 동일한 형태다. 또 봉토분에서는 민애왕릉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축대와 배수로시설이 확인됐다.

박 부장에 따르면 앞으로 복원 또는 정비가 이뤄지려면 마무리 발굴조사는 필요하다. 왕에 준하는 급의 인물이 이 봉토분의 주인일 수도 있으며, 관련 기록이 많지 않은 통일신라시대 연구를 위한 중요한 사료가 될 수 있다. 한편 지난 5일에는 발굴 현장을 공개하는 현장설명회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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