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액션레이싱 게임 ‘테일즈런너’ 태국 사이트에 있는 배너 광고. 국내서 개발과 서비스 중인 ‘테일즈런너’는 태국과 홍콩, 대만, 중국에서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수출되고 있다(왼쪽). 국내 한 대학 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일본 전범기를 배경으로 나치식 거수경례하는 이미지를 인터넷에 올려 논란이 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역사 잊은 듯해”… 나치문양은 법으로 금지
게임업체, 문제제기에 “콘텐츠 삭제 예정”

[천지일보=이솜 기자] “테일즈런너를 하는 유저입니다. 여러 나라에서 이 게임을 볼 수 있다고 해서 홈페이지마다 보고 있는데 태국 홈페이지에서 욱일승천기를 연상케 하는 광고창을 발견했습니다. 더욱이 테일즈런너는 국내산인데 정말 너무한 거 아닌가요. 역사를 잊은 듯합니다.”

네티즌 ‘123***’가 온라인 게시판에 남긴 글이다. 이 네티즌이 첨부한 사이트에 들어가니 실제 우측 중간의 플래시 광고에는 일본 전범기가 배경이 됐다.

최근 ‘일본 전범기(욱일기, 旭日旗)’가 생활 속에서 계속 사용되고 있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일본 전범기 사용 문제는 이전부터 지속돼 왔지만 점점 문화라는 매개체로 우리 생활 속에 침투시켜 역사의식을 흐리게 하는 등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게임 속에서도 일본 전범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문제시되고 있는 게임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EA의 인생시뮬레이션 게임 ‘심즈’의 모바일 버전인 ‘심즈 프리플레이’다. 이 중 테마주택 ‘네오도쿄’의 침대 헤드보드, 식탁 의자, 창문이 모두 일본 전범기 문양이다.

한국어와 영어 외 7개국 언어가 지원되고 있는 이 게임은 무료 사용이 가능하고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만 1천 만회 이상 다운된 인기게임이다.

▲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의 모바일 버전인 ‘심즈플레이’ 중 테마주택 ‘네오도쿄’ 화면 캡처. 침대 헤드보드와 창문이 모두 일본 전범기 문양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에 대해 EA코리아는 본지에 “해당 게임의 욱일기 문양에 대해 사과를 구한다”며 개발 담당인 서양인들은 욱일기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해 발생한 일 같다. 글로벌 팀에 문제를 제기했고, 6월 초 해당 게임 업데이트 시에는 욱일기 관련 콘텐츠를 모두 삭제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지난 1일에는 국내 한 사립대학교 디자인학부 학생들이 일본 전범기 배경에 ‘하일(만세) 히틀러’를 외치는 나치식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이미지합성사진이 SNS를 통해 퍼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또 영국의 일식 도시락 회사가 일본 전범기 이미지를 로고에 사용했다가 한인 유학생의 항의를 받고 로고를 수정하기로 해 이슈가 된 바 있다.

한편 ‘욱일기’는 일본의 국기인 일장기의 붉은 태양 문양 주위에 햇살이 퍼져 나가는 모양을 형상화해 만든 깃발이다.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이자 위안부, 강제징용, 학살 등을 떠올리게 하는 욱일기의 게양이나 노출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점점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스포츠 경기에서 일본 선수단이나 응원단이 일장기 대신 욱일기를 자주 사용해 공분을 샀다.

독일에도 욱일승천기와 비슷한 의미로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Hakenkreuz)가 있다.

그러나 전범(戰犯) 국가인 독일은 이에 대한 사용을 법으로 명백히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나치 반대 교육, 과거사에 대한 보도, 예술 및 학문 등 공익 목적에 맞을 때만 하켄크로이츠를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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