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최근 방송진행 중단을 선언한 불교방송(BBS) 스님들과 불교방송 노조와의 대립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성전스님 등 불교방송 진행자 스님들은 21일 서울시 마포구 불교방송 앞에서 ‘불교방송 정체성 회복을 위한 기원 대법회’를 열고 불교 방송의 정체성 회복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행복한 미소’의 성전스님은 “불자면 ‘불자다’ 아니면 ‘아니다’ 왜 말을 못하냐”며 “다른 종교인이면서 그렇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사장 개인에 대한 악감정이나 분노를 느껴서가 아니다”라며 “불교방송 사장은 불교 신행과 정서가 배어 있는 불자여야 한다. 정체성을 의심받는 사람(이채원 사장)을 묵인하면 다른 종교 가진 사람도 불교방송 사장으로 곧 오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스님들은 결의문에서 “참담한 심정으로 진행한 기자회견마저 이채원 사장이 한마디 해명이나 참회 없이 무시하는 등 승가모독의 극치를 경험했다”며 “이미 방송출연을 중단한 소납들은 불교방송국이 삼보를 공경하고 치유의 법음을 전파하는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기 를 간절히 발원한다”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주석스님은 “(이채원 사장과 관련해) 성명서를 냈지만 이채원 사장은 스님들에게 어떤 소통도 원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7명 진행자스님들을 이사장 영담 스님에게 줄 섰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스님들을 줄서기 한다고 보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프고 슬픈 일이다”라며 “이채원 사장이 현명한 행동과 처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승가를 서슴없이 모독한 이채원 사장은 참회와 사퇴 ▲사태를 방관‧동조한 직원들의 공개 참회 ▲불교방송 재단 이사회는 사태해결에 적극 나설 것 등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성전스님, ‘함께하는 자비명상’의 마가스님, ‘룸비니동산’의 자용스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주석스님, ‘거룩한 만남’의 지현스님, 대구 상락선원 주지 혜문스님 등 사부대중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상임공동대표 퇴휴스님, 불시넷)는 21일 불교방송 노동조합이 이사장 영담스님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공개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불시넷은 “불교방송 이사회는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여 공개하고, 그 책임을 물어 불교방송에 대한 교계 안팎의 불신을 씻어내야 할 것”이라고 개탄했다. 아울러 이들은 총무원과 중앙종회의 미흡한 대처 방안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단체는 “자성과 쇄신결사를 2년간 이어오고 있는 조계종단이 이런 정도의 사건조차 내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대체 무엇을 위한 자정이고 쇄신이라 하겠는가”라며 “총무원, 중앙종회 등은 이제라도 진상이 규명되고, 부정이 바로잡힐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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