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어둠 속에서 빛은 강한 존재감을 나타낸다. 예수의 존재는 그러했다. 빛이 없는 예루살렘에 빛으로 온 예수. 하지만 당시 유대인들에게 예수는 가리고 싶은 빛이었다.

예수 앞에서 그들의 잘못과 더러움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한 예수는 그들의 잘못을 방치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하나님의 목자자리에 앉아 유대인들 앞에서 거룩함을 내세워왔던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에게는 치욕스러운 일이었다.

이들은 잘못을 회개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예수 앞에 나가는 쪽을 택하지 않았다. 대신 예수를 죽이기로 모의했다. 당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없을 만큼 캄캄해졌던 것이다. 예수만 죽이면 더 이상 그들의 행위를 들춰낼 사람이 없었다.

예수의 행적이 잘 기록된 사복음서 중 마태복음 23장에서는 당시 상황이 잘 기록돼 있다.

모세의 자리에 앉아 목자가 된 서기관과 바리새인에게 예수는 7차례에 걸쳐 심판을 퍼부었다. “화 있을찐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이라고 외치며 예수는 그들의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먼저 천국 문을 닫고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고 하는 자도 못하게 막는 행위를 지적했다. 당시 유대인들은 천국인 예수와 제자들을 최고의 이단으로 여겼으며, 사람들이 예수 앞에 나아가지 못하게 하려고 갖은 비방을 만들어냈다. 하나님의 아들로 온 예수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독교 전파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되는 사도바울도 “나는 저희가 이단이라 하는 도를 좇아 조상의 하나님을 섬기고 율법과 및 선지자들의 글에 기록된 것을 다 믿으며”라고 고백했다. 당시 예수와 예수를 믿는 그 제자들은 ‘이단의 괴수’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예수는 이러한 서기관과 바리새인을 가리켜 회칠한 무덤이라며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하되 그 안에는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다”고 꼬집었다.

예수는 당시 사회법과 윤리를 들어 서기관과 바리새인 등을 지적한 게 아니다.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믿으라고 준 성경을 믿지 않음에 통탄해했다.

성경보다는 자신들이 만든 규례와 교단 법을 더 중요하게 지키는 그들의 모습을 가리켜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성경을 믿었다면 성경으로 증거하는 예수를 믿지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예수는 그들이 늘 외우고 다니는 성경 구절을 들어 그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너희 유전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는도다…중략…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존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마 15:6~9)”

또 예수는 돈을 좋아하는 그들의 습성을 가리켜 “너희가 말하되 누구든지 성전으로 맹세하면 아무 일 없거니와 성전의 금으로 맹세하면 지킬찌라 하는도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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