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핸드백은 필수품이다. 그래서 여성들은 외국산 명품 가방을 가진 사람을 보면 어느 회사의 제품이고 가격이 얼마인지 세심한 관심을 갖기 마련인데, 특히 유명 인사나 지도자의 경우 가방 자체가 관심거리가 되기도 한다.

대개 직장 여성과 바깥 활동을 하는 여성들은 선호하는 브랜드 가방을 한두 개 정도 가지고 있다. 유명 회사의 제품인 구찌·프라다·루이비통 등은 수백만 원에 호가되는 것으로 평범한 여성들도 가지기를 원하는 핸드백이다.

연초에 외국산 가방 판매 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서너 차례 인상했고, 환율 하락 등 인상요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되레 값이 올랐다. 업체들은 매출이 부진한 침체기를 맞아 고가 전략으로 수지를 맞추는 배짱 영업에 나선 것이다. 그 덕분에 품질·가격면에서 경쟁력 있는 국산 제품이 팔리고 있으나,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은 유별나다. 거리를 다니다보면 흔하게 보여 루이비통 가방은 ‘3초 백’, 구찌 가방은 ‘5초 백’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런 와중에 지난주 민생 현장을 방문한 박 대통령이 물건을 구입한 뒤에 현금으로 계산하다가 연보라색 누비가방이 노출되어 그 브랜드에 관해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사람들이 대통령의 손지갑이니만큼 응당 유명 브랜드로서 고가품으로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그 제품은 현재 생산되지 않는 구형으로 당시 판매 가격이 4천 원대의 국산품이었는바, 원래 있던 나비 모양 문양이 떨어진 것을 봐도 상당히 오랫동안 사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에도 손가방이 화제에 올랐던 적이 있다. 어느 행사장에 참석했을 때 들었던 회색 타조가방이 국내 명품 가죽가방과 흡사하여 값비싼 것으로 알았지만, 그 가방은 고가품이 아니라 국내 영세업자가 만든 저렴한 가격의 제품임이 확인됐던 것이다. 비단 지도자뿐만이 아니라 평범한 여성이라도 명품 가방을 가지고 싶은 생각이 없을까마는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때는 작은 상품 하나라도 국산품을 사용하고, 근검‧절약하는 실용정신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래서 국가지도자의 4천원짜리 작은 손지갑 하나가 국민의 마음을 끌게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