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누구든지 나를 인하여 실족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눅 7:23)”

예수가 인류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예수를 기준으로 인류의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이었다. 예수를 기준으로 BC(before Christ: 예수 이전)와 AD(Anno Domini: 라틴어 ‘그리스도의 해’)가 갈렸다.

하지만 하나님의 선민이라고 주장한 당시 유대인들은 이를 깨닫지 못했다. 누구도 알아보지 못한 메시아 예수를 알아본 세례요한조차도 결국 예수를 온전히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BC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사람은 예수 직전에 태어난 세례요한이다. 하지만 그가 걸어간 신앙의 길은 그리 영광스럽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경 기록에 따르면 세례요한은 부친 사가랴의 예언대로 ‘주의 길을 예비하러’ 왔음에도 예수를 믿는 믿음을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그는 예수가 당대 구원의 메시아라는 것을 알았음에도 구원을 얻기 위해 신앙한 제자들을 예수에게 보내지 않았다.

자기도 예수 앞에 나아가지 않고 도리어 옥에 갇혀서도 제자들을 거느렸다. 또 예수 앞에 자신의 제자들을 보내 의심을 쏟아내기도 했다.

“요한이 그 제자 중 둘을 불러 주께 보내어 가로되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이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이까 하라 하매 저희가 예수께 나아가 가로되 세례요한이 우리를 보내어 당신께 말하기를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이까 하더이다 하니(눅 7:19~20)”

눈여겨볼 것은 세례요한이 이 발언을 한 시기는 이미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한 후라는 점이다. 세례요한은 예수에게 세례를 주기에 앞서 “나는 그의 신을 들기도 감당치 못하겠노라” “내가 당신에게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라고 고백하는 등 메시아 예수를 인정하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성도들에게 세례를 주는 목자로서는 이례적인 태도였다. 예수는 세례요한을 이스라엘의 다른 목자들보다 낫게 여겼다. 메시아 예수를 알아보지 못하고 핍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는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요한보다 큰 이가 없도다”며 ‘선지자보다 나은 자’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세례요한의 믿음은 오래가지 못해 변질됐고, 예수는 이를 크게 질책했다. 예수는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극히 작은 자라도 저(세례요한)보다 크니라”라며 믿지 못함을 책망했다.

아울러 예수는 세례요한의 행동을 예로 들며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나를 인하여 실족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라고 훈계하기도 했다.

결국 세례요한마저 예수를 의심함으로 당시 예루살렘은 예수를 핍박하는 목자들로만 가득하게 됐다. 예수는 자신을 잡아먹으려 으르렁 대는 짐승과 같은 목자들을 상대로 혈혈단신 맞서야 하는 운명을 맞닥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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