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남 에듀윌 대표

“사람에게 귀는 둘이지만 입은 하나인 이유는?”이라는 질문을 한다면 대부분 ‘자신이 말하는 것보다 두 배로 듣게 하기 위해서’ 또는 ‘말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으라는 의미’라고 어렵지 않게 답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경청을 생활 속에서 제대로 실천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사내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은 K과장이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한번쯤 가십의 대상이 될 법도 한데 K과장에 대해서는 모두들 한결같이 ‘사내에 모범이 되는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이럴 경우 보통은 K과장이 뛰어난 업무능력을 갖고 있거나 유머 감각이 풍부해 사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런데 K과장이 이처럼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제대로 경청할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직장상사나 동료, 부하직원이 K과장과 대화를 하면 K과장은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끄덕 하거나 메모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모습을 보인다. “정말 힘들었겠네.” “네, 그러셨군요.” 하며 상대의 이야기에 공감을 해줌으로써 상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고 한다. ‘무언가 힘든 일이 있거나 조언이 필요한 일이 있을 땐 K과장과 대화하라’는 말이 퍼지면서 K과장은 자연스럽게 사내의 최고 인기직원이 될 수 있었다.

‘경청’의 사전적 의미는 ‘귀를 기울여 들음’이다.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성실한 태도로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부부가 대화를 나누다 끝내 말다툼을 벌이고 말았다. 말다툼을 벌이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아내는 살림하고, 투정만 부리는 아이들에게 시달리느라 정말 힘들고 피곤했다고 남편에게 하소연을 했는데, 아내의 말을 들은 남편은 회사에서 온종일 일에 치이다 집에 온 자신이 더 피곤하다며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들 돌보는 것이 힘들게 뭐가 있냐고 말했기 때문이다.

아내는 남편이 살림과 육아의 어려움을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화를 했지만 남편은 아내의 어려움을 공감해 주기보다는 자신이 더 힘들다는 말로 불평을 늘어놓았기 때문에 서로의 대화가 결국은 말다툼으로 이어지고 만 것이다. 만약 남편이 아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위로의 말과 함께 자신의 고충을 이야기 했다면 또는 아내가 남편의 말에 “당신도 그런 어려움이 있었구나 몰랐네” 하며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공감해 주었다면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다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공자도 60세에 이르러서야 경청의 경지에 들 수 있었다고 하니 경청의 자세를 갖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쉬운 일이 아니기에 경청의 자세를 갖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경청’은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자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한다. 자신의 귀를 열면 상대의 입을 열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마음까지 열 수 있다. 간혹 상대의 이야기가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며 중간에 끼어들거나 무시할 때가 있는데 이러한 자세 역시 스스로 경계할 줄 알아야 한다.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하든 경청의 자세로 상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 노력하는 만큼 자신의 평판과 신뢰가 함께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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