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원구마을에서 20년 넘게 사람이 살지 않아 무너질 위기에 놓였던 ‘오촌댁’이 서울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 야외전시공간으로 옮겨지면서 옛 모습을 되찾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1800년대 문화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 관람객 발길 이어져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는 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 잊고 지나간 옛 기억을 되살려 주는 한 가옥이 있다.

지난해 4월 서울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 야외공간으로 옮겨 세워진 원구마을 오촌댁 가옥이다. 어느덧 오촌댁은 박물관 내에 자리를 잡은 지 1년이 넘었다. 이 가옥은 집성촌 마을에서 163년 넘게 터를 지키며 자자손손 대를 이은 유려 깊은 곳이다.

원래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원구마을에 있던 오촌댁은 전면 4칸, 측면 5칸으로 가운데 정사각형 마당을 가진 완전한 ㅁ자형으로,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ㅁ자형 민가 중 하나다. 또 부엌 출입문이 따로 없고 방으로 바로 통하게 한 것도 보기 드문 형태다.

오촌댁 가옥은 발견 당시 대문을 들어서는 것 자체가 힘들 정도로 기울어 있었다. 이후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 프로젝트 일환으로 박물관 내에 원형 복원됐다.

▲ 복원된 ‘오촌댁’을 찾은 원구마을 주민들이 옛날 생각에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사진제공: 박선주 학예연구사)
특히 이건을 위한 해체 작업 과정에서 나온 기와 하나 목재 하나까지 그대로 옮겨 1848년(상량문 발견) 새로 지어진 당시 모습을 회복했다. 누구나 오촌댁을 들어서는 동시에 시간이 잠시 멈춘 것처럼 느끼는 것도 건축자재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은 아닐까.

지금 박물관 내 오촌댁은 시민과 함께 숨 쉬는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오촌댁을 관람하다 보면 1800년대 민가의 모습을 회상하며 눈물을 보이는 사람, 툇마루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옛 추억에 잠긴 사람 등을 종종 볼 수 있다.

또 오촌댁을 통해 역사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활동도 열리고 있다.

한편 원구마을 토박이 오촌댁은 안방, 사랑방, 아랫방, 건넌방, 마당 등을 포함해 약 31평 규모로 복원됐다. 서울 경복궁 내로 옮겨지면서 원래 구유통의 위치는 변경됐고, 닫혀 있던 광은 개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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