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한다(呼父呼兄)’고 서러워하던 일이 지금 이 시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의 영토, 우리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땅’이라고 부르는 것이 마치 크나큰 잘못이라도 되는 것 마냥 ‘독도’ 영유권을 두고 일본이 극단적인 대처에 나섰다.

지난 10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다. 역대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과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국제적으로도 큰 이슈가 됐다는 사실이 차라리 더욱 놀라운 일이라면 일일 것이다.

일본은 자신들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대통령이 ‘분쟁지역’인 독도를 방문했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한일정상회담을 보류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12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독도와 센카쿠 열도, 쿠릴 4개 섬을 다루는 전담 조직을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핑계 삼아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방침을 굳히고 한국을 자극하면서 국제사회의 여론을 움직이고 있다.

겐바 외무상은 11일 “한국은 글로벌 코리아를 표방하고 있으니 당연히 제소에 응해야 한다”는 말로 우리 정부가 국제사법재판소 제소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미리 예상하고 우리 정부와 국민을 자극하고 있다.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 민주당 정책조사회장도 “한국이 자신 있게 자기 국토라고 생각한다면 국제사법재판소에 나가서 확실히 주장하면 될 일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이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발언과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다소 공격적이고 자극적이지만 그들의 이런 발언과 행위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집 주인이 자기 집에 들어가려 할 때 옆집 주인의 허락을 받는 것도 우스운 일이건만 이도 모자라 다른 나라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보자는 것은 과연 어느 나라 법이고, 논리인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함께 2012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3-4위전에서 일본을 2-0으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한 선수들이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칠 때 응원단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보이는 ‘독도는 우리땅’이라 적힌 팻말을 들고 운동장을 돌았다는 이유로 시상대에도 오르지 못한 미드필더 박종우 선수의 경우도 그렇다.

AP통신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한국과 일본의 올림픽 축구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후 정치적 구호를 담은 한국 선수들의 태극기 및 플래카드 세리모니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선수들이 정치적인 메시지를 경기장 안으로 가지고 들어오거나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을 규정상 금지하고 있다. IOC헌장 50조에는 이를 위반하면 메달 박탈 내지는 자격 취소 등의 징계를 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들이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메시지가 정치적 구호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올림픽경기만큼 ‘독도’의 영유권 문제 또한 전 세계가 주목할 만큼 그들에게 중요하고 큰 문제였던가. 이번 문제 또한 일본이 독도문제와 관련해 국제적인 영토분쟁지역으로 부각하고 싶어 하는 의도가 있음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FIFA가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운동장을 누비는 사진을 입수했다”며 “이 사진은 FIFA징계위원회에 증거자료로 첨부될 예정이다.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절차를 밟겠다”고 했지만 이를 정치적 구호로 해석한다면 이 또한 한 나라에 치우친 정치적 판단이며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우리 집에 도둑이 들었다 하자. 그 도둑과 사람들 앞에서 ‘여기는 우리 집’이라고 말했다 하여 그 집 주인을 고소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도둑이 힘이 막강해 주변의 다른 사람들까지 쥐락펴락 할 수 있다고 해도 집 주인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외려 목숨을 건 위협 앞에서도 자신의 집을 지키려는 행위는 인정받아 마땅하다. 집 주인의 행위가 목숨을 위협받는다거나 비난받을 행동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독도 문제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도가 우리 땅임을 우리 국민 모두가 증거를 들어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독도와 센카쿠 열도, 쿠릴 4개 섬 등을 자신의 영토로 만들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우리 또한 독도가 우리네 땅임을 언제 어디서든 자신있게 증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누구는 없는 사실도 만들어내는데 우리는 진실마저도 똑 부러지게 증거할 수 없다면 말이 안 되지 않겠는가. 우리 땅을 우리 땅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도 중요한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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