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중국과 교황청이 주교 서품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상하이의 한 주교가 더 이상 중국 정부 산하의 천주교단체의 직책을 맡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9일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상하이의 마다친 주교는 지난 7일 상하이 쉬자후이에 있는 성(聖) 이그나시우스 성당에서 열린 서품식에서 더는 중국 천주교애국회의 직책을 맡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 주교는 교황청과 천주교애국회의 승인을 모두 받은 주교로, 상하이 천주교애국회 부주임과 전국 천주교애국회 상무위원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마 주교는 1천여 명의 신도가 모인 자리에서 “나는 교황이 임명한 보좌 주교이며 중국 천주교애국회가 임명한 부교구장주교가 아니다”라며 천주교애국회의 존재를 거부했다. 전날 상하이 매체들은 마 주교가 부교구장주교에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마 주교의 발언에 신도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영했다. 당시 서품식 현장에는 중국 국가종교국 관리 등도 여럿 나와 있었던 터라 이런 마 주교의 발언은 신도들 사이에서 ‘용기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천주교애국회는 1950년대 중국 정부가 중국 천주교회를 통제하기 위해 만든 조직으로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천주교애국회 산하 교회에서만 미사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교황청은 2007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서한을 통해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천주교애국회는 가톨릭 교리와 양립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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