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하는 미디어와 디지털 매체로 인해 지면신문이 사라질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의견이 종종 대두되기도 한다. 일례로 작년에 프랜시스 거리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총장은 “몇 년 안에 오늘날 우리가 아는 것과 같은 종이신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심지어는 2040년이면 종이신문은 사라지고 디지털 매체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지면신문은 아주 특별한 경우만 발행하게 되는 특수한 목적이 수반된 신문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견해다.

편리하고 빠르게 변해가는 디지털시대에 살아가고 있다지만 아날로그적인 것을 불편하거나 번거로운 것, 느린 것 혹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디지털(digital) 기술과 아날로그(analog)적 정서가 결합한 제품과 서비스 혹은 아날로그시대에서 디지털시대로 넘어가는 변혁기에 위치한 세대라는 의미의 ‘디지로그’라는 말이 나온 것처럼 최첨단의 시대를 살아간다고 해도 아날로그적 감성이나 정서가 없다면 디지털시대는 ‘빛 좋은 개살구’와 같을 수도 있다.

허나 디지털이 보편화된 지금, 인터넷의 보급과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이 생활화된 시점에서의 미디어는 이미 위험수위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겉은 번지르르해 보이지만 막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취할 것이 하나도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한 미디어들이 범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손가락 하나로 원하는 정보와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 되어버렸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는 말처럼 유해매체 또한 너무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미디어는 범람하고 있지만 참다운 언론은 기실 많지 않다는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뼈아픈 현실이다.

그렇기에 디지털의 최첨단을 달리는 지금 무엇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언론다운 언론’의 역할이다.

최근 신천지교회가 신천지를 왜곡하고 비방하며 거짓을 지어내는 단체의 ‘무늬만 기자회견’인 기자회견에 대응해 두 차례의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신천지교회의 기자회견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리기 위한 기자회견이었기에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는 자리였지만 대다수의 교계언론은 일방적으로 신천지를 비방하고 거짓말을 지어내는 쪽의 기자회견만을 참석하고 정작 신천지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않는 기이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기자의 기본적인 자세와 자질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우매한 언론과 언론인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 할 수 있다. 세상 언론도 그렇게 하면 비난을 면키 어려울 판에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는 종교인들, 특히 기독교언론이 ‘짜고 치는 고스톱’마냥 천편일률적인 모습과 보도로 일관하고 있으니 이제 기독교인들도 교계언론을 불신하고 있음은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이러한 모습은 교계지, 종교지 기자들과 언론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 언론도 마찬가지다. 방송국 PD와 기자들, 아나운서들이 파업에 들어갔던 이유 또한 그동안의 공정치 못한 언론조성에 대한 미안함의 표현이기도 하다. 늦은 감이 없지 않은 반성이며 고백이지만 진정한 언론인으로서, 방송인으로서 거듭나려는 노력만은 인정해야 한다.

과거 무지몽매한 백성을 깨우치고, 국가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자기 위치와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었다면 지금의 언론은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할 것이다.

특정인을 위한 언론이 되어서도 안 되며, 누군가를 대변하는 언론이 되어서도 안 된다. 언론의 진정한 역할은 바로 국민을 깨우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으로부터 국민을 깨우쳐야 하는 것인가. 바로 잘못된 역사와 문화로부터 국민의 의식과 사고를 깨우쳐야 한다.

그렇기에 언론은 그저 단순히 일어난 사건사고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에 이르기까지 국민이 정도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돕고 깨우치는 역할, 즉 계몽지의 역할을 해야 한다. 주변국들의 역사 왜곡을 바로 알려 제대로 된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찾도록 도와야 하며, 천륜과 인륜으로부터 멀어진 현 사회현실과 문화를 본래의 선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회복시켜야 하며, 거짓과 비리로 얼룩진 종교세계가 종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를 독자(국민)들이 직접 판단하고 스스로가 변화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참다운 언론의 역할인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참다운 언론을 기다리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선정적이거나 거짓으로 점철된 언론이 아닌, 나를 변화시키고 나아가 사회와 온 인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런 언론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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