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최초 농아 사제 박민서 신부(가운데)와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회원들이 지난 8일 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에서 수화 해설사의 통역을 통해 전시된 유물을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한국 최초 농아 사제 박민서 신부가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회원들과 함께 박물관 관람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8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에서 특별전 ‘이스탄불의 황제들’과 한국대표 유물을 관람했다.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가 이러한 문화탐방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문화체험 기회가 적은 청각장애인들에게 한국문화와 역사를 소개하겠다는 목적으로 이날 행사를 기획했다.

청각장애를 가진 선교회 회원 김기연(83, 남, 서울시 노원구 하계동) 씨는 “수화통역을 지원해주셔서 전시물 관람과 문화체험을 쉽게 이해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관람을 마친 후 회원들은 장소를 옮겨 ‘용 그리기 및 족자 만들기’ 등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박민서 신부는 “청각장애인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문화탐방기회가 많지 않다. 이들이 문화제 등에 견학을 가도 통역이 없어 관람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앞으로 청각장애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박민서 신부는 세계에서 15번째로 청각장애인 사제서품을 받았다. 현재 그는 매주 일요일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와 가톨릭회관에서 청각장애인 200여 명의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오는 15일 박 신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50주년을 맞아 아일랜드에 서 열리는 ‘제50차 세계성체대회’에 참석해 ‘교회와 청각장애인들’이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청각장애인의 관람을 돕기 위해 수화 해설사 2명이 상시 대기 중이다. 또한 ‘손으로 말해요’라는 수화 전시해설 앱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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