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시(詩)] 망인(亡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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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인(亡人)


문태준(1970~  )

관을 들어 그를 산 속으로 옮긴 후 돌아와 집에 가만히 있었다

또 하나의 객지(客地)가 저문다

흰 종이에 떨구고 간 눈물자극 같은 흐릿한 빛이 사그라진다.

 

한 사람의 죽음, 그리고 장례를 치루고 돌아온 그날. 가만히 앉아 죽음을 생각한다. 이제는 또 하나의 객지가 되고 만 그를 생각한다. 관을 들어 산 속으로 옮겨 놓은 그를, 그리고 죽음을 생각한다. 며칠 전까지는 이곳 이 자리에 같이 있던 그를 생각한다. 이제는 또 하나의 객지가 되어 저무는 그를 생각한다.
한 생애, 흰 종이에 떨구고 간 눈물자국 같은 것. 흰 종이에 떨구고 간 눈물자국 같은 사람의 한 생애. 눈물자국 같은 흐릿한 빛. 그 빛마저도 이제 서서히 사그라지겠구나. 망인(亡人), 말 그대로 없어진 사람. 오늘 하루 또 저물어 가고 있다.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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