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과 상생’의 등(燈)으로 국민에게 희망 주는 사람들

화합과 상생의 주춧돌이라는 본지의 경영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천지일보 창간 1주년을 맞아 제정된 ‘천지人상’. 사회 화합과 종교 상생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2011 천지人상’ 시상식이 본지와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공동 주최로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본사에서 열렸다. 올해 천지人상의 주인공은 ‘아덴만의 영웅’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천지사회人상)과 풍성한교회 목사인 한국재난구호 조성래 이사장(천지종교人상)이다.
제1회 수상자인 한진중공업 김한수 이사(천지사회人상)와 평화재단 법륜스님(천지종교人상)의 바통을 이어받은 두 수상자는 사회인상 후보 12명과 종교인상 후보 11명 등 총 23명의 쟁쟁한 후보 가운데 선정됐다. 석 선장은 올 1월 피랍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인 ‘아덴만 여명 작전’ 성공에 공헌한 점이 공로로 인정됐다. 당시 석 석장의 희생과 지혜, 용기는 우리 국민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 조 목사는 지구촌 재난 현장을 찾아다니며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등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타국인들에게 ‘희망의 빛’을 심어준 점이 인정됐다. 이처럼 이 상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공적이 있는 개인에게 수여돼 짧은 역사 속에서도 참가자들로부터 꼭 필요한 상이자 순수성이 돋보이는 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전한 권성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 겸 언론중재위원장은 천지인상의 취지에 공감했으며 축사를 전한 박남수 한국종교연합회 회장도 천지인상의 태동을 반가워했다. 본지는 독자들과 올해 ‘천지人상’을 기념하기 위해 두 수상자의 얘기를 들어봤다.

 

▲ 2011 천지사회人상 수상자 석해균 선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젊은이들에게 국가관 심어줄 것”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게 중요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피랍 당시 만난) 해적들에게 굴복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보니까 그 상황에서도 내가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하게 됐고 이를 실천에 옮겼을 뿐입니다. 뭐든 초기대응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아덴만의 영웅’으로 칭송받는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은 ‘국민 화합을 이끌어냈다’는 기자의 말에 그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피랍 당시 한 배를 타고 있던 선원들의 선장이자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사회 화합을 이끌어낸 개인에게 수여하는 본지의 ‘천지사회人상’ 수상자로 선정된 석해균 선장은 지난 9일 시상식 참여를 위해 본사를 방문했다. 석 선장의 삶은 분명 변화가 온 듯했다. 다시 배에 올라 선원들과 바다를 누빌 수는 없게 됐으나 사랑하는 아내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울러 위험한 상황 속에서 그가 발휘한 용기와 대처능력, 굳은 의지를 많은 사람이 배우고자 해 강연도 하고 있다.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 많아져… 한켠엔 미안함도

석 선장은 ‘아덴만의 여명’ 작전 중 여섯 군데 총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가 280일 동안의 치료와 재활 끝에 지난달 4일 퇴원했다. 좋아하는 선상에서가 아니라 병원에서 1년 가까이 보낸 뒤 연말을 맞게 된 그는 어떤 심정일까.

석 선장은 “배에 오른 시점으로 따지면 정말 1년 만이다”면서 “작년 12월 22일 한국을 떠났는데 그게 엊그제 같다. 연초 큰일을 겪었고 이 사건으로 인생에 많은 변화가 왔다”며 피랍 당시에서부터 현재까지 겪고 느낀 삶의 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크게 있어진 변화로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는 신체적 조건이다. 그는 왼팔이 완전히 회복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석 선장은 “병원에서는 (왼팔이 회복되기까지) 시간을 좀 더 두고 지켜보자고 하는데 이는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 아니겠는가”라면서 “퇴원한 뒤 동네에서 산책이나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큰 변화는 좋아하는 배를 다시 탈 수 없다는 것이다. 배에 올라타면 마음이 편해지고 있어야 할 곳에 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는 그는 영락없는 뱃사람이다. 이 때문에 병상에서 느낀 좌절감은 더 컸다고 한다. 그는 “병상에 누워있을 때는 이러한 몸 상태로 살아서 뭐 하겠나라는 낙담이 들었으나 이내 마음이 조금씩 안정되면서 이를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치료와 재활에 임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갑자기 받게 된 국민적 관심이 그가 꼽은 세 번째 삶의 변화다. 거부반응은 아니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한다.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아직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늘 아내 최진희 씨가 동행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잘해주지 못했는데 하필이면 다쳐서 장기간 같이 있으니까 미안한 마음이 크다. 건강한 몸 상태와 마음으로 같이 즐겁게 생활하면 좋을 텐데”라며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인터뷰 내내 남편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부인 최 씨도 1년 가까이 남편 옆에 붙어있으면서 삶과 마음에 많은 변화가 온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언론에 발표되지 않은 고비도 많았다. 열이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했을 때는 차라리 내가 아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건강하게 옆에 있어줘서 너무 고맙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내가 겪은 것 전할 때 그들의 위기상황에 도움 됐으면”

석 선장이 현재 가장 바라는 것은 선사들이 해적들로부터 안전해지는 것이다. 그는 “국제연합에 해적 퇴치에 힘 써달라고 부탁했고,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답도 들었다. 국제사회에서 해적 퇴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으니 곧 반응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또 그는 국내에서 노력해야 할 일로 무장요원을 언급했다. 그는 “청해부대도 믿을 만하지만 무장한 안전요원을 키울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험구역을 운항할 때 이들이 동행한다면 속수무책으로 해적에게 당하는 일이 줄어들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를 시행했을 때 비용추가가 생기더라도 현재로서는 해적으로부터 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내가 겪은 일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않았던 일이지만 앞으로도 경험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좀 더 알리고 싶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정신교육쪽으로 강연을 하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다시 배에 탈 수 없어 아쉽다는 석 선장이지만 앞으로 강연을 통해 그동안 받았던 관심과 도움의 손길들에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가장 심어주고 싶은 것은 국가관과 인내심, 책임감, 리더십이다.

그는 젊은 청년들에게 자신의 삶의 이야기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석 선장은 “요즘 젊은이들은 옛날보다 끈기가 많이 부족하다. 조금 하다가 안 되면 좌절하는 경향이 있는데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일을 대충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파악해서 특별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상황 대처가 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팀원들과 하나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언제든지 내 방은 오픈돼 있다. 선원들에게도 상담할 일 있으면 하라고 한다”면서도 “반면 일을 한 만큼 대우해 주고 안 하면 과감히 잘라버리는 스타일이어서 선원들이 잘 따라온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천지人상 수상소감에 대해 석 선장은 “이 일을 계기로 모든 국민이 화합하고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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