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천지종교人상 수상자 한국재난구호 조성래 이사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새마을운동 정신 지구촌에 심는다”

단기선교로 봉사 시작
재난지 어디든 달려가

“[천지일보=김지현 기자] 나에게 과연 성직자로서의 자질과 삶이 있는지 비춰봤다.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내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고민이 됐다.”

올해 천지종교人상을 수상한 조성래 목사(한국재난구호 이사장)는 겸손하게 소감을 전했다.
한국재난구호 조성래 이사장은 지난 20여 년간 지구촌 곳곳에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지구촌 어디든 재난이 발생한 곳이면 조금의 망설임 없이 곧바로 달려갔다.

그의 손등에는 깊게 패인 흉터가 있다. 현장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그는 가족과 함께 진흙탕물을 퍼 나르고 홍수로 버려진 집이 복구될 때까지 구석구석 수리하고 살림살이를 일일이 복원했다. 또 ‘사랑의 집짓기’로 새 집 수천 채를 지어 선물하기도 했다.

봉사활동에는 조 이사장의 아내인 김진실 사모와 아들 조요셉 씨도 함께했다. 그의 아들 조요셉 사무총장은 조 이사장에 대해 “아버지께서 재난현장에서 오랜만에 돌아오셨는데 또 다른 곳의 재난 소식을 들으시고 한시도 쉬지 않고 곧바로 또 현장으로 달려가셨다”며 “그런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그리스도인의 희생이 어떤 것인지 실감했다”고 말했다.

◆‘보여주기식’ 아닌 ‘진실과 희생’의 봉사
그가 봉사를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 전이다.

“처음엔 단기 선교로 세계 각처에서 어려운 여건과 환경 가운데 봉사하고 있는 선교사들을 돕는 일을 했어요.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필요한 곳에 생필품을 10회 정도 가져다 줬지요.”

그가 20여 년간 봉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울었던 때는 쓰나미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역에 갔을 때였다고 한다. “시체가 쓰레기와 뒤엉켜 산같이 쌓여 있었고 그 시체들은 비닐에 담겨져 마치 쓰레기처럼 구덩이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상실된 순간이었어요.”

그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활발히 봉사활동을 펼쳤다. 2002년, 강원도에 태풍 ‘루사’가 닥쳐 고성에서 삼척 지역까지 산사태가 나서 1350채의 집이 다 무너진 일이 있었다.

“양양군 수리마을 등 참담한 현장에 사람이 가까이 갈 수 없어 헬리콥터로 생필품을 날라다 줬어요. 그때 우리나라가 위기에 강하고 어려울 때 발 벗고 서로 돕는 민족성이 있다는 것을 느꼈지요.”

그때 산에서 쓸려 내려온 토사와 자갈, 바위 등에 집이 다 무너져 가계당 2250만 원씩 수리비가 지원됐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주민들은 더 많은 지원을 바랐다고 한다. 그는 “당시 정부 지원을 받은 사람들이 감사할 줄 모르고 불평하는 것을 볼 때 참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한국재난구호 활동을 통해 지구촌 오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운동 정신’을 심어주고자 노력했다. 그곳에 사는 이들에게 자신의 환경을 극복하고 변화시키려는 의지와 자립정신을 남겨주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재난을 당한 이들을 위해 온 몸을 던져 봉사한 조성래 이사장과 한국재난구호 가족은 교회명을 내세우지 않고 오직 ‘코리아’란 이름으로 헌신했다. 조 이사장은 봉사를 하러 가는 곳마다 한국을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해주기를 바랐다. 그는 ‘보여주기식’ 봉사에서 벗어나 ‘진실과 희생’을 통해 한국의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기를 소망했다.

그는 봉사를 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고 한다.

“누렇게 찌들어 입을 수 없는 와이셔츠 등 버릴 옷들을 구호 물품으로 보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희생도, 봉사도 아니며 돈 안 들이고 쓰레기를 버리는 것일 뿐입니다.”
그는 그런 행위는 재난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제2의 더 아픈 상처를 줄 뿐이라고 일침했다.

그는 선진국 봉사활동에 대해선 “미국에서는 구호 물품의 80%가 새 것이고 헌 옷은 반드시 세탁을 해서 가져온다”며 “또 한 사람의 환자를 살리기 위해 헬리콥터로 말라리아 백신을 이리저리 날라다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정수기 보급 프로젝트
지난달 캄보디아 적십자에서는 한국재난구호에 차량과 봉사자 지원, 안전 등을 책임져주기로 했다. 또 한국재난구호와 캄보디아 적십자는 상호 협조해 캄보디아에 새마을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새마을운동 첫 번째 사업은 ‘정수기 보급’ 프로젝트다. 캄보디아는 물은 많지만 먹을 물이 없는 나라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수인성 질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또한 수백 미터를 파서 끌어올린 우물물이 아닌 이상 여전히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많아 음용수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이에 ‘한국재난구호’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태양열을 이용한 정수기’를 발명, 현재 시중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기능들을 장착해 ‘우물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모두 해소한 후 캄보디아 전 빈곤층의 가정에게 보급할 예정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재난구호의 내년 포부에 대해서 밝혔다. 그는 내년엔 한국재난구호의 순수성을 널리 알리고 홍보하는 기간으로 삼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국재난구호와 함께하려면 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자유로 1회씩 후원할 수도 있다. 후원비는 3000원부터 지원 가능하다. 한국재난구호는 현재 동남아 빈민지역과 오지, 저개발국에 정수기와 태양열 전등 보급, 학교 세우기 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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