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자갈치 시장 신축 건물 3층 (사)부산어패류처리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금봉달 본부장이 자갈치 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조선시대 장터처럼 먹거리·볼거리 넘치는 문화공간으로 변신 중”

상인회 자체 위생검열 엄격해
상인 봉사단 무료금식 나눔도

[천지일보 부산=백하나 기자] 부산 자갈치 시장은 중구 전체 상권 매출의 40~50%를 담당할 만큼 지역 경제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부산 10대 관광지로써 자리 매김한 것은 물론 동양 최대 수산물 도매시장이 바로 자갈치 시장이다.

(사)부산어패류처리조합 금봉달 본부장은 “자갈치 시장의 붕괴는 곧 중구 경제를 뒤 흔드는 치명상을 의미한다”며 지역 경제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상인들의 각고의 노력을 소개했다.

자갈치 시장은 현대화 사업을 시작해 신축 건물을 지은 후 2006년 12월 영업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현대식 건물에 맞춰 상인들은 위생을 강화하고 자체 검열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금 본부장은 “전통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관·규정·규칙이 엄격해야 한다. 자갈치 시장은 식약청이나 구청에서 단속을 하기 전에 자체 관리 규정에 따라 상인들 스스로 검열하는데 규정을 어길 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등 처벌 규정이 매우 엄격하다”고 말했다.

규정에는 위생모와 앞치마 착용, 호객행위나 바가지요금, 저울 눈금 속이기 등을 일체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시장 상인들은 매주 목요일 ‘청소의 날’을 정해 함께 위생 관리를 하고 매달 31일에는 대청소도 꼼꼼하게 진행한다. 이것은 모두 전통시장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자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조합에서는 또 상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계몽하기 위해 정기적인 ‘소식지’도 발간한다. 축제 소식이나 기타 공지를 소식지에 담아 비정기적으로 달에 1~2번씩 발행한다. 금 본부장은 “상인들의 참여가 쉽지 않은 부분은 구내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알리거나 강제동원을 해서라도 ‘자성’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와의 경쟁에서 전통시장이 밀리고 있는 부분에 대해 자갈치 시장은 전통시장의 현대화에서 해법을 찾는다고 그는 설명했다.

“조선시대에 장터를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그 때에는 각설이 공연이나 줄타기, 그네뛰기 같은 볼거리가 있었거든요. 대형 마트는 그게 참 잘 돼 있어요. 마트에 가면 놀이방이나 쉼터에서 장을 본 후 즐길 수 있죠. 우리 전통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먹고 사고 가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놀이 문화와 접목하려는 노력을 하는 거죠.”

그래서 자갈치 시장은 매주 토·일 남항 부근 친수공간에서 길거리 공연을 연다. 이곳에서는 힙합·대중가요·팝송 등 장르를 불문하고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공연이 펼쳐진다. 지금은 공연이 중단됐지만 내년 봄부터는 공연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조합이 전한 자갈치 시장 특성화 노력 중에 눈에 띄는 것은 ‘남항 유람선 선착장’ 조성사업이다. 조합에 따르면 자갈치 시장은 지난해 부산시에 건의해 남항에 선착장을 조성하고 부산 해운대와 남구를 잇는 관광 코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여름에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는 13만 명의 피서객이 보다 편리하게 자갈치 시장에 들려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부산역과 자갈치 시장을 잇는 스쿨버스 운행 계획도 있다. 자갈치 시장은 부산의 번화가인 남포동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선착장 조성 등 관광 행로만 잘 정해진다면 전통시장의 상권이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자갈치 시장은 동선 확보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 본부장은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중구청과 함께 노상 주차장을 마련하고 신축 건물 지하 1층에 129여 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지금은 부산시에서 그 권리를 갖고 있지만 내년 1~2월경이면 사업권도 온전히 자갈치 시장에 넘어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 자갈치 시장은 상인대학 운영, 매년 10월 자갈치 축제 개막, 시군 기관과 문화, 행정 교류 등을 실시하고 있다. 시장에는 공식 단체인 자갈치 아지메 봉사단, 자갈치 청년회, 자갈치 풍물단이 있어 자갈치 축제 등 행사 등에 동원한다. 봉사단은 정기적으로 용두산 공원에서 무료 급식 나눔 행사를 실시해 시민으로부터 얻은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한다. 이는 상인의 사회적 참여를 높이는 것은 물론 자갈치 시장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게 조합 측의 설명이다.

끝으로 금 본부장에게 당부의 말을 부탁했다.

“자갈치 시장의 자랑은 싱싱한 횟감입니다. 남항은 끝임 없이 해수물이 순환되는 데 이 때문에 수족관에는 물도 고이지 않고 계속해서 깨끗한 물로 교체가 되죠. 수족관에 오랫동안 고기가 있으면 육질이 연해지고 맛이 없지만 자갈치 시장은 해수물이 변하면서 해산물이 싱싱하고 맛있습니다! 가격은 헐지만 최상의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부산 자갈치 시장에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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