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 산막이옛길
‘우리 강 탐방로 명소’ 선정돼
청정 괴산서 즐기는 산책길
백패커 즐길 등잔봉 등산로
소나무가 선사한 ‘천연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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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맞이한 괴산군 칠성면 산막이옛길 전경 (제공: 괴산군청)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더위 끝에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붉게 물든 단풍과 즐기는 가을 산책은 사계절 백미 중 하나다.

이 중에서도 괴산호를 따라 거닐 수 있는 숲길 충북 괴산군 ‘산막이옛길’은 국내서도 손꼽히는 산책로다.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 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나무데크길이 펼쳐져 있다. 여느 산책로와 다른 점을 꼽는다면 자연이 선사한 옛길을 거의 그대로 뒀다는 점이다. 옛 조상들이 오갔던 발길에 덧그림만 그리듯 그대로 복원했다. 옛길 구간 대부분을 나무데크로 만드는 친환경 공법으로 자연훼손도 최소화했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우리 강 탐방로 100선’에도 꼽히는 괴산의 관광지다. 칠성면에 위치한 4㎞의 산막이옛길의 산책로에는 2개의 등산코스가 있으며 대표 명소도 26곳이 있다.

◆청정 괴산 즐길 수 있는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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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봉에서 바라본 산막이옛길 괴산호 (제공: 괴산군청)

산막이옛길에서 '산막이'는 산이 막아선 마을이란 뜻이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갔던 피란민들이 머무른 데서 유래됐다.

속리산 자락에 위치한 지형으로 인해 수묵화처럼 깎아지른 산맥과 바위절벽이 눈에 띈다. 이처럼 충북 괴산군은 대부분 산지로 이뤄져 청정 지역으로 꼽힌다. 푸른 녹지 사이로 흐르는 괴산호는 남한강 지류 달천강에 괴산댐이 축조되면서 함께 만들어졌다. 괴산호는 괴산군 칠성면부터 문광면, 청천면까지 3개 면을 끼고 흐른다. 너비가 좁은 협곡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산막이옛길 트레킹 코스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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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막이옛길을 찾은 관람객들 (제공: 괴산군청)

숲 속의 집을 찾는 백팩커(배낭여행객)들이 등잔봉을 오를 수 있도록 가벼운 산책 1코스부터 2코스까지 준비됐다. 두 코스 모두 약 3시간씩 소요되는데 1코스는 4.4㎞ 구간으로 노루샘에서 출발해 등잔봉을 지나 산막이마을에 다다른다. 2코스는 2.9㎞ 구간으로 노루샘에서 진달래동산까지 이어진다. 두 등산길 모두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숲 내음을 맡기에 손색없다. 

◆고인돌 쉼터 등 ‘천연 휴식처’

산책로를 따라 즐길 수 있는 또 하나는 바로 산책로와 함께 마련돼 있는 문화유적들이다. 고인돌 쉼터부터 연리지, 소나무 동산, 소나무 출렁다리, 정사목 등 다채롭다. 옛길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고인돌 쉼터가 자리하고 있다. 고인돌 형태의 바위들과 주변에 돌무지와 큰 뽕나무, 밤나무가 숲을 이룬다. 그 옛날 사오랑 서당에서 여름철 무더위가 찾아오면 야외 학습장으로도 이용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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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가 둘러싼 언덕 전경 (제공: 괴산군청)

좀 더 걷다 보면 푸른 괴산호가 보이는 언덕배기에 소나무 동산이 펼쳐진다. 40년생 소나무들이 1만평 정도 군락지를 이뤄 바람에 묻어나오는 솔 향기를 맡으며 쉴 수 있는 곳이다. 

◆정사목에 소원 빌고 바람골서 땀 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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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막이옛길 명소 중 하나인 음양수 정사목. 1000년에 한 번 나온다고 알려져있다. (제공: 괴산군청)

산막이옛길 명소 ‘정사목’은 사랑을 나누는 남녀의 모습을 하고 있다. 1000년에 한 번 십억주에 하나 정도 나올 수 있는 ‘음양수’로 나무를 보면서 남녀가 함께 기원하면 옥동자를 잉태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남매바위를 오르면 정자 망세루(忘世樓)를 볼 수 있다. 비학봉·군자산·옥녀봉·아가봉과 좌우로 물길이 펼쳐진 곳이다. 세상의 모든 시름이 잊히고 자연과 함께 평안함을 느낄 수 있다. 수풀 냄새와 싱그러운 산바람을 더 즐기고 싶다면 얼음바람골로 거닐면 된다. 골짜기 안에 바람이 불어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정도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옛적부터 ‘얼음 바람’이라는 별명이 붙은 길목이다. 

◆괴산호 펼쳐진 호수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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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을 눈에 담아갈 수 있는 산막이옛길 호수전망대 (제공: 괴산군청)

산막이옛길 중간지점에 들어서면 자연을 그대로 살린 호수전망대를 만나게 된다. 산막이옛길 최고의 풍경을 자랑한다. 전망대에 서서 넘실거리는 호숫물을 바라보다 보면 뱃머리 위에 앉아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깎아지른 40m 절벽 위에 세워진 고공전망대 ‘꾀꼬리전망대’에 올라 청산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껴가도 좋다. 데크 구간 중 가장 높은 고개는 마흔 고개다. 40계단으로 데크를 걸어 올라가면서 주변 경관을 보면 아래쪽은 호수, 위쪽은 바위 절경이 운치를 더한다.

산막이옛길뿐 아니라 괴산지역은 어딜 가나 싱그러운 바람과 맑은 물, 푸른 숲이 있다. 가족과 즐길 수 있는 여러 계곡도 괴산만의 자랑이다. 청정과 자연의 수려함이 극치를 이루는 ‘자연의 보고’ 청정 괴산에서 초가을 바람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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