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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쿠르에 있는 유엔난민기구(UNHCR)가 마련한 수재민 임시수용 텐트에 누운 어린아이에게 파리 떼가 붙어 있다. (출처: 뉴시스, AP)

신드 지역 뎅기열말라리아위장병 급속한 확산

뎅기열 3830, 사망 9검사 80%가 확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자녀 중 두 아이가 건강이 좋지 않은데 홍수로 모든 것을 잃어버려서 돌볼 돈이 없어요. 지금 아동진료소에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이 아이는 틀림없이 죽었을 거에요. 하지만 저희는 저 자신은 물론 아픈 아이들을 먹여 살릴 음식조차 없어요.”

파키스탄 이재민 무나 사자드는 한 살배기 딸 사키나가 며칠 동안 위염에 시달리자 신드 지역 세환 근처의 아동진료소로 데려갔다. 사키나는 계속된 구토와 탈수로 고통스러워하며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이 아동진료소로 들어오는 승합차들은 빽빽했고, 진료소 사방에는 아픈 아이들과 어른들이 가득했다. 이들을 돌볼 의료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BBC15(현지시간) 파키스탄의 신드 지역 한 아동진료소 상황을 이같이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최악의 몬순 홍수로 지난 6월 이후 국토 3분의 1이 잠겼고, 1500명 이상이 사망, 이재민만 3300만명이 넘게 발생했다. 파키스탄은 홍수 이후 깨끗한 물 부족으로 식수난을 겪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유행병까지 번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상황은 절박해지고 있다.

이 진료소의 칼리드 코사 박사는 많은 이들을 진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환자가 너무 많아 모두를 도울 수 있는 능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하루에 수백 명의 환자를 보고 있지만, 우리가 진료할 수 없는 환자들이 더 많아서 압도당하고 있다우리 뿐만이 아니라 신드지역 전역에서 이런 식이라고 호소했다.

파키스탄 보건당국은 파키스탄에 건강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 각지에서 구조와 대피 노력이 계속되면서 보건 전문가들은 뎅기열, 말라리아, 심각한 위 감염 증세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많은 실향민들이 홍수가 나 더러워진 물 근처에 살고 있다. 유행하기 시작한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환자도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남부 신드 지방의 보건 당국자들은 뎅기열 감염 사례가 약 3830건 보고됐고, 적어도 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고되지 않은 감염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고 실제 수치는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키스탄 의학 협회의 압둘 가푸어 쇼로 사무총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신드의 상황은 전반적으로 매우 나쁘다우리는 전역에 의료 캠프를 조직하고 있다. 현재 진료하는 대부분의 사례는 말라리아와 뎅기 환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뎅기열 환자가 지역 전역에서 매일 증가하고 있으며, 의심사례 검사시 약 80%의 확진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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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순 홍수가 쓸고간 파키스탄 신드주 세환에 지난 9일(현지시간) 수재민을 위한 임시수용 텐트가 설치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AP)

카라치의 아그하 칸 병원에서 수십 명의 뎅기 환자들을 치료해 온 쇼로 박사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수가 시작된 지 두 달이 넘었고, 파키스탄 전역에서는 수천 개의 마을이 여전히 물에 잠겨 있다. 이재민들은 홍수로 도로가 유실돼 의료서비스를 위해 이동 밴을 이용해야 하지만 현재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코사박사는 이 지역에서 질병 규모 조사도 맡고 있다. 그의 전망은 비관적이었다.

그는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나의 가장 큰 두려움은 우리가 인간의 재앙을 만드는 중심에 앉아 있다는 것이라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병(뎅기열, 말라리아, 위장병)에 걸리고 있다. 그들 모두를 도울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물론 죽음도 있을 것이지만, 우리는 그들을 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침수 지역을 방문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홍수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가족을 만난 후 이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계가 파키스탄을 돕는 것은 관대함이 아니라 정의의 문제라면서 부국들에게 파키스탄을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파키스탄은 이 위기에 책임이 없다면서 이것은 기후 변화의 산물이었다. 이것은 대기 온실가스 유발자들에 의해 야기된 문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국인 G20은 배출량의 80%를 차지하며 파키스탄은 고작 1%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평등을 줄여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자들은 신드에 물이 빠지고 생명이 재개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나의 가족처럼 아픈 이들에게는 이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

BBC는 이재민들의 파괴된 삶을 언급하며 홍수 생존자들을 돕기 위한 신속한 대처법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분명해지고 있다. 정말 절박한 곳이라고 묘사했다.

파키스탄 민간은 세계가 그들의 고뇌에 대해 듣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들의 삶을 재건하는 것을 도울 힘을 가진 사람들이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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