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측, 500억 보상 의결
6번 명도집행 번번히 실패
교회 “성령의 역사” 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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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신도들이 지키고 서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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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임혜지 기자] 563억원의 보상비를 요구하며 버텨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가 결국 뜻대로 보상금을 받게 됐다. 

장위10구역 조합은 6일 성북구 아리랑힐호텔동대문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사랑제일교회에 보상금 500억원(공탁금 85억원 포함)을 지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 423명 중 357명이 임시총회에 참석한 가운데 61.9%인 221명이 보상금 지급 안건에 찬성하며 안건이 가결됐다.

장위10구역은 지난 2008년 정비구역으로 된 후 2017년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랑제일교회가 563억원이란 보상비를 요구하는 바람에 착공조차 못했다. 사랑제일교회가 요구한 보상금은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교회 부지와 건물 등에 대한 보상금으로 정한 82억원에 7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사랑제일교회는 조합 쪽의 명도소송에서 1·2·3심 모두 패했음에도 신자들을 동원해 6차례나 강제집행을 막으며 버텼다. 신도들은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순교를 말하며 종탑에 올라 교회 철거에 결사 반대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교회에서 수백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교회를 지켜야 한다’며 돌아가면서 교회 안과 주변에 머무르며 강제 집행에 대비했다. 

조합 내에서는 사랑제일교회를 빼고 재개발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거액의 보상금을 주기로 합의한 것은 사랑제일교회의 시간끌기로 인한 사업 지연에 따른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위 10구역은 교회를 제외한 나머지 시설물이 모두 철거된 상태로 거주민 이전까지 마친 상태다. 때문에 조합 내에서는 ‘빨리 요구를 들어주고 사업을 진행하자’라는 여론이 형성됐다고 전해진다. 

전 목사는 지난 7일 17일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에서 재개발조합으로부터 500억원의 보상금을 받을 것을 예고하면서 “변호사들이 200억원에 (합의)하자고 했는데 (내가) ‘안 돼’ 했다. 장로들이 멍청해 (내가) 감방에 있을 때 장로들이 130억원에 사인하라고 하더라”며 “사무엘처럼 하나님의 종이 하자고 하면 하나님께서 다 들어주신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 소속 이성희 변호사는 보상금 논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기기 불가능했지만 전광훈 목사님이 선포한 대로 됐다” “성령의 역사”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한편 장위10구역은 성북구 장위동 68-37번지 9만4245㎡ 일대에 2004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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