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쟁기념관·효창공원 등
연휴 맞아 나온 관람객 북적
“광복 못 했으면 끔찍할 것”
“선열 희생 정신 본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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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15

[천지일보=홍보영·방은·조성민 기자] “일제 탄압이 심해 순국선열들도 무서웠을 텐데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신 그 정신 정말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존재하는 거 아닐까요.”

광복 77주년을 맞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과 효창공원 등에서는 순국선열의 뜻을 기리고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휴일이라 행사가 열린 역사공원에는 행사 관계자뿐 아니라 자전거를 타거나 가족 단위로 쉼을 얻기 위해 자리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경축 행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정부 부처 차관의 수행비서인 권오신(40, 의정부)씨는 “광복절을 생각하면 마음이 뭉클하다”며 “그때 광복을 못 하고 지금도 일제 치하에 있다면 문화가 말살되고 동화돼 열등감에 살 것 같다”고 아찔해했다. 이어 광복 열사의 후손들과 친일 후손들의 국가적 처우 여부에 대해 “역사적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분들의 후손들을 찾아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 앞으로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선 “일본 나라 자체는 밉지만 과거 일이니 용서하고 화합하면 좋겠다”며 “일본 사람들 자체도 일부만 한국을 적대시하지 대부분의 사람은 예의 바르며 우호적”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친일파는 미리 처분했으면 좋았겠지만 지금에 와서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더불어 살아가야지, 국내에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갈라치기가 곳곳에서 일어나 분란만 일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반면 일본에 대해 용서할 수 없다며 적대감을 드러낸 시민도 있었다. 전쟁기념관에서 함께 사진을 찍던 한 부부 중 남편인 강재준(69, 금천구)씨는 “광복절인데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순국선열들을 기리기 위해 여기 왔는데 현재와 과거를 돌아보면 일본 사람들은 반성이 없으니 적대 심리만 남아 있다”며 “우리는 선량한 민족이었는데 침입받아 아픔을 많이 겪었다”고 말했다.

일제 치하에 독립군을 생각하며 자신을 돌아본 군인도 있었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이인성(가명, 20, 부산)씨는 “그 당시 애국심이 투철한 분이 독립운동을 했을 것 같다”며 “그때 태어났다면 ‘나는 과연 독립군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신 그 정신 정말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효창공원 내 의열사에서는 ‘광복 77주기 기념식’이 열렸다. 효창공원에는 일제 치하 때 순국했던 애국지사 김구·안중근·윤봉길·이봉창·이동녕·조성환·백정기·차리석 등 8명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이날 참석한 시민 김용주(55, 용산구 효창동)씨는 “효창공원 의열사에 대한민국 큰 획을 그은 여덟 분의 위패가 있는데 이런 행사가 너무 조촐하게 치러져 아쉽다”며 “자라나는 청년들과 지역주민 모두가 와야 하며 정치인들도 광복절 행사에 사진만 찍는 쇼를 하지 말고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참배를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종래 효창원8위선열기념사업회장은 “러일전쟁 때 일본의 도고 해군 제독이 당시 세계 최고인 러시아 발트 함대를 무찌를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에게 제사를 올려드렸다”며 일본 장군도 존경한 충무공의 위대함을 드러냈다.

그는 “유학의 사서 중 하나인 ‘대학’에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이라는 말처럼, 진실로 하루를 새롭게 할 수 있다면 날마다 새롭게 광복해 오늘에 맞는 광복인 평화통일까지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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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경축식(운영지원과) ⓒ천지일보 20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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