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기시다 총리, 사비로 공물
외교부 “깊은 실망과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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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2.8.15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해 한일관계의 회복과 발전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대금을 봉납했다. 이를 두고 한일관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같이 밝히며 “(한일) 양국 정부와 국민이 서로 존중하면서 경제, 안보, 사회, 문화에 걸친 폭넓은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우리의 자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 정치적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규정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와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으로 ‘과거사 직시-미래 지향’ 공존을 강조한 선언을 말한다. 당시 오부치 총리는 “과거 식민지 지배로 한국 국민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안겨준 데 대해 사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다마구시(玉串)료를 봉납했다고 교토통신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마구시는 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달아서 신전에 바치는 제물이다. 이번 봉납은 기시다 총리가 사비로 비용을 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일제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행위로 해석돼왔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등 나라와의 마찰을 야기했다. 야스쿠니신사엔 도조 히데키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000여명이 합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는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또 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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