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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87)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인도 북부 지역의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 종교시설을 방문해 종교 간 화합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티베트 넷’에 따르면 라다크 불교협회 공식 초청으로 지난달 24일 인도 최북단 라다크 레 지역을 방문한 달라이 라마는 이 지역에 있는 이슬람교 수니파 사원과 시아파 사원을 각각 방문했다. 사원을 찾은 달라이 라마는 “서로 다른 종교와 다른 민족임에도 모두가 같은 인류이고 민족”이라며 “다 함께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달라이 라마는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아파와 수니파 간 갈등을 예로 들어 여전히 신앙이 다르다는 이유로 살인이 자행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유신론적이든 무신론적이든 모든 종교는 자비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며 “과거는 물론 최근까지도 종교적 믿음이 다르다는 이유로 싸움이 나고 살인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후 이 지역 교회를 방문해 기독교인들이 전 세계 가난하고 궁핍한 이웃들을 돕고 있다며 기독교의 사랑·미덕에 대해 찬사를 전하기도 했다. 

기후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달라이 라마는 “차이점들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같은 인류이자 형제라는 것이고 지구라는 행성에서 다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형제애와 보편적 책임감을 갖고 온 인류가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9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달라이라마는 전 세계적으로 종교를 넘어선 평화론자로 평가받는다.

한편 달라이라마는 지난 6월 27일 인도 다람살라 남걜 사원에서 한국인 불자들을 만나 “티베트는 중국으로부터 많은 핍박을 받았지만, 중국인들을 향한 나의 증오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인들을 향한 나의 보리심(菩提心, 깨달음을 얻고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마음)이 점점 증가하는 것을 느낀다”면서 “결국 우리 모두 행복해져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 남북으로 갈라진 한국의 상황도 이러한 지혜로 슬기롭게 풀어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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