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위 업무보고에서 신경전
본관 미니어처 제작에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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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7.28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청와대 활용방안을 두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과 야당이 28일 공방을 벌였다. 박 장관은 청와대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예술·전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의 역사·정체성이 훼손되는 데에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업무보고 질의 과정에서 문화재청 노조가 베르사유 궁전처럼 꾸미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청와대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이 훼손되는 계획에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술 더 떠서 모두가 반대하는 구 본관인 조선총독부 관저를 (문체부가) 미니어처로 제작한다고 했다이걸 왜 문체부가 나서서 복원하느냐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베르사유 궁전처럼 꾸민다는 말을 한 적도 없고 발표한 적도 없다원형을 보존하면서 예술·전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글로벌 대표사례가 베르사유 궁전이기 때문에 사례로 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구 본관 미니어처 제작에 관해서도 갈등을 빚었다. 박 장관은 조선총독부 관저 복원이 아닌 지난 1948년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43년간 사용한 대통령 집무실이 대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박 장관이 베르사유 궁전처럼이라고 말한 영상을 재생하면서 베르사유가 화려한 외관으로 뒤덮인 사치와 폭정의 아이콘이라면 청와대는 고려 남궁터에서 경복궁의 후원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 때에는 문민정부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소라며 두 대상의 의미를 언급하면서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영상) 뒷부분이 빠졌다. 거기에 핵심이 있다베르사유 궁전처럼 청와대 원형을 보존하면서 전시공간을 확보하겠다, 원형 보전에 핵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막을 (재생)하려면 뒷부분까지 다 틀어줘야지, 그렇게 안 하시니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문화재청이 청와대 터를 국가 사적으로 등록하고 발굴 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음에도 문체부는 이를 패싱했다고 비판하자, 박 장관은 패싱이란 단어는 이해할 수 없다. 패싱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2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청와대를 보존하되 문화예술·자연·역사를 품은 고품격 복합문화단지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문체부는 김 전 대통령의 지시로 철거된 구 본관 모형도 복원시키기로 했지만 이를 두고 야권과 문화재·학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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